13일 개관하는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도심속 열린 미술관'을 표방하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13일 문을 연다.
산속에 있는 경기 과천 국립현대미술관과 달리 서울 도심한복판에 지어진 서울관은 어디서나 출입이 가능한 건물구조가 특징이다.
8개의 전시실 이외에도 영화관, 도서관, 멀티프로젝트홀, 관람객 참여형 교육공간, 각종 편의시설(아트존, 레스토랑, 카페테리아, 푸드코트, 디지털 북카페)을 갖췄다.
서울관은 한옥과 현대식 건물이 어우러졌다. 옛 국군기무사령부 부지 일대에 부지 2만7264㎡, 연면적 5만2125㎡, 지하 3층, 지상 3층 규모다. 조선시대 국왕들의 친인척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전통 한옥인 종친부 건물과 1913년 일본군 수도육군병원으로 지어져 1970년대 이후 보안사령부로 사용됐던 붉은 벽돌 건물, 그리고 새로 지어진 현대식 건물 등 서로 다른 시공간의 역사를 품은 건물들이 조화를 이룬다.
7전시실에 설치된 필립 비슬리의 착생 식물원.
◆'연결-전개' 개관 기념 5개 주제전 동시 개최= 서울관 개관을 기념해 13일부터 다섯 가지 색상의 다채로운 특별전을 펼친다.
국내외 70여명의 작가들이 선보이는 대규모 전시다. 대주제는 '연결-전개'. 한국미술의 중심이자 세계미술의 허브로 연결되고 전개돼 나가겠다는 서울관의 미래를 제시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의 국제적 네트워크를 통해 모인 각국 큐레이터들이 각자 작가 한 명씩 선정해 소개한다. 큐레이터 최은주(한국), 리처드 플러드(미국), 앤 갤러거(영국), 유코 하세가와(일본), 이숙경(한국), 베르나르트 제렉세(독일), 푸자 수드(인도)는 각각 작가 일곱 명을 선정했다.
이들이 선정한 작가 양민하(한국), 킴 존스(미국), 타시타 딘(영국), 키시오 스가(일본), 리 밍웨이(대만), 마크 리(스위스), 아마르 칸와르(인도)는 설치, 미디어, 퍼포먼스 등 각자의 예술 세계를 펼치면서 그 사이에서 발생하는 조형적, 개념적 연결을 모색한다.
각 분야 전문가의 협력으로 꾸미는 '알레프 프로젝트' 전도 마련됐다. '알레프(Aleph)'는 20세기 환상 문학의 거장인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단편 소설에 등장하는 작은 구슬처럼 생긴 무한한 공간에서 따왔다.
미술, 건축, 디자인, 과학, 공연, 요리, 천문학, 영화 등 여러분야 전문가들의 협력으로 이뤄지는 새로운 예술적 플랫폼으로 첫발을 내딛는 전시다.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짚어보는 '자이트가이스트-시대정신' 전도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지난 50여 년간 수집해온 주요 소장품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소개하는 소장품 특별주제전이다.
'자이트가이스트(Zeitgeist)'는 1980년대 초반 독일의 신표현주의를 비롯해 이탈리아와 미국 등에서 열린 현상적, 서사적 회화 작품들로 이뤄진 국제적 전시를 의미한다. 정영목 서울대 교수의 기획으로 서용선, 장화진, 신학철, 민정기, 김호득, 황인기, 김홍석, 전준호, 오원배 등 39 명의 회화, 조각, 설치 59점을 선보인다. 선정작가 대부분이 서울대 출신이어서 눈길을 끈다.
한진해운 후원으로 제작된 현장설치 서도호의 집속의 집 속의 집속의 집.
높이 5m크기의 거대한 기계생명체가 미술관 천장에 매달려 움직인다. 최우람의 '오페르투스 루눌라 움브라'.
서도호와 최우람의 작품은 서울관 개관전의 백미다.
높이 12m,너비 15m 크기로 압도하는 서도호의 대형 천 설치작품'집속의 집 속의 집속의 집'은 서울관 중심에 자리잡았다. 원래는 전시장이 아닌 공간을 멋지게 탈바꿈시킨 '집속의 집~'은 유리벽을 투과하는 풍부한 자연 채광과 함께 서울관을 더욱 빛나게 하고 있다. '보라빛이 감도는 푸른 집'은 작가가 미국 유학 초기에 거주했던 3층 높이의 아파트 건물과 한국에서 거주한 성북동 전통 한옥구조를 결합시킨 실제 건물 크기다. 한진해운의 후원을 받아 '한진해운 박스 프로젝트'로 진행됐다.
제 5 전시실앞 천장에 걸린 거대한 기계생명체도 압도적이다. '움직이는 조각' 작업을 하는 조각가 최우람이 만든 높이 5m에 이르는 기계생명체 '오페르투스 루눌라 움브라'다. 바이킹족의 배에 달린 노처럼 거대한 좌우 대칭 형태의 다리 수십 쌍과 거대한 날개를 지닌 애벌레 형상의 기계 생명체가 서서히 움직이며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외에도 서울관 건립 과정을 한눈에 볼수 있는 영상도 만나볼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서울관의건립과 개관을 준비하면서 주요 과정을 상세히 기록하고 아카이브로 구성하고자 진행한 장기 건립기록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전시다.
노순택, 백승우 작가가 참여한 사진기록과 다큐멘터리 제작사 DK미디어가 촬영한 영상기록, 작가 양아치가 음향기록을 담당해 제작한 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국립현대미술관의 대표적인 소장품을 선보이는 자이트 가이스트 시대정신전.
◆매주 수요일 토요일 무료 개방=전시장도 넓고 다양한 장르의 작품도 많아 전시장을 다 돌아보려면 1시간 40분이나 걸린다. 미술관은 개관 기념으로 부담없이 찾을 수 있도록 '친절한 서비스'를 펼친다.
낮 시간에 서울관을 찾기 어려운 관람객들을 위해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서울관을 무료로 개방한다.
또 개관 초기 쾌적한 관람 환경을 제공하고자 이달 30일까지 온라인 사전 예약제를 시범 운영해 간단한 온라인 예약을 통해 원하는 날짜에 미술관을 관람할 수 있도록 운영한다.
서울관 개관 특별전시와 더불어 영화, 공연 프로그램과 대중과의 소통을 위한 다채로운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특히 다문화 가정, 저소득층, 학생 가장 등 문화 소외계층을 매달 초청해 무료 전시 관람과 전시 해설,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서울관의 다양한 프로그램과 서비스 관련 내용은 미술관 홈페이지(www.mmca.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관람료 통합 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