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사량수협 직원, 공금 67억원 빼돌려

2013-11-07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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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경남의 섬마을에 있는 한 수협 직원이 60억원이 넘는 공금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 직원은 횡령한 돈으로 아파트 여러 채와 고급 외제차를 구입하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했다.

7일 통영해양경찰서에 따르면 통영시 사량도에 있는 사량수협 직원 안모(40)씨는 2009년 1월부터 최근까지 약 67억의 공금을 횡령했다. 

안씨는 경남 사천과 전남 여수 등지의 중간 도매인들에게서 허위로 마른멸치를 구매한 것처럼 조작해 대금을 송금하고 그 판매금의 일부만 수협에 납입하는 수법으로 돈을 빼돌렸다.

사량수협은 중도매인들을 거쳐 사들인 마른멸치를 유통업체에 넘겨 할인점과 온라인 쇼핑몰 등에 판매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안씨가 마른 멸치 수매를 담당하는 간부인데다 구입한 멸치를 다른 지역에 있는 유통업체 창고에 보관해 재고 물량 파악이 어렵다는 점에서 이런 범행이 가능했던 것으로 해경은 보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 기간에 안씨가 중간 도매인들에게 멸치구매 대금으로 송금한 수협 공금은 모두 189억5000만원이었다. 안씨는 매달 일정 금액을 멸치판매대금인 것처럼 수협에 납입하고 재고 물량을 파악할 수 있는 장부 내역을 조작해왔다. 하지만 해당 수협에서 수금이 덜 된 내역과 구매 내역 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차액이 큰 것을 확인, 자체감사를 하면서 안씨의 범행이 드러났다.

수협은 감사 결과를 토대로 해경에 고소장을 제출했고, 해경은 지난 6일 오후 안씨를 긴급체포해 조사중이다.

안씨는 지난 5년간 수십개의 차명 계좌를 만들어 중간 도매인들과 거래했으며, 빼돌린 돈으로 경남 통영과 대구시 등지에 각각 1억5000만원∼3억원대 아파트 4채를 구입했다. 또 고가의 외제 승용차와 스포츠카 리스 비용으로 3억원 가량을 사용하는 한편 수천만원짜리 명품 시계를 구입하기도 한 것으로 해경은 파악했다.

안씨는 범행을 들키지 않기 위해 사량도 안에서는 국산 중고차를 타고 다니고 사천 등지로 출장을 나갈 때는 외제차를 타고 다니는 등 이중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협의 피해금액 67억원 가운데 안씨가 개인적으로 사용한 내역이 확인된 것은 현재까지 26억원이며 해경은 나머지 41억원의 행방을 조사하고 있다. 

아울러 해경은 허위 주문 과정에 중간 도매인 3명과 유통업체 관계자가 가담한 정황을 포착, 이들과 안씨에게 계좌를 빌려준 지인 등도 조사할 방침이다. 내부 공모자 색출 등을 위해 업무 전반에 걸쳐 수사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안씨의 횡령 사실이 알려진 후 한때 조합원 등이 예금을 인출, 사량수협 전체 예금 170억원 가운데 23억원이 빠져나갔다. 수협중앙회는 경영지도에 나서 당분간 사량수협의 업무 전반을 점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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