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 최근 금융권을 떠들썩하게 만든 동양그룹 사태를 취재하면서 문뜩 기획부동산이 떠올랐다.
요즘은 부동산시장이 침체돼 다소 잠잠해진 것 같지만, 부동산 투자가 최고의 재테크로 각광받던 몇년 전만해도 기획부동산 사기가 들끓었다.
기획부동산 업자들은 근거도 없는 지역개발 호재를 들먹이며 특정 부동산에 투자할 것을 권한다. 거창하게 사업설명회를 개최하는 경우도 있고 텔레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하기도 한다.
동양사태 피해자들이 불완전판매가 아닌 사기 판매라고 주장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 애시당초 발행해서도 안 될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개인투자자들에게 떠넘겼기 때문이다.
동양사태를 계기로 기업과 금융회사의 도덕적해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금융회사와 실질적으로 판매를 책임지는 영업점 직원들이 동양사태를 교훈 삼아, 앞으로는 완전판매에 힘써야 하겠다.
마치 기획부동산처럼 허위 정보, 근거없는 수익률 등을 강조하면서 금융상품을 판매해선 안 된다. 특히 금융지식이 부족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위험이 큰 금융상품을 막무가내로 판매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동양사태로 금융소비자들도 교훈을 얻었을 것이다. 기획부동산에 주의하라는 의미에서 '그렇게 좋은 땅을 왜 당신에게 팔겠는가?'란 말을 종종 한다.
금융상품도 마찬가지다. 정말 좋은 금융상품이나 주식 등은 굳이 강력한 마케팅이나 영업활동 없이도 팔리기 마련이다. 부동산 뿐만 아니라 금융상품 역시 누군가가 적극 추천한다면 한 번쯤 의심을 해볼 필요가 있다.
금융상품은 기획부동산이 돼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