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사장은 한국경제 발전과정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지난 반세기의 경제적 성과들을 시대별로 훑어보면서 경제성장과 사회적 자본으로서 구성원 신뢰의 상관관계를 흥미롭게 추적하고 있다. 1960~1970년대는 유교적 충효사상이 가족과 국가를 위한 희생정신으로 발휘돼 광부의 독일 파견, 베트남 파병, 어린 여공들의 헌신 등으로 나타났고, 이런 공동체 의식과 연대감이 경제개발의 불씨를 지피는 원동력이 됐다는 것이다. 그리고 중화학공업 육성기에 남성 근로자들이 발휘한 강한 정신력과 근면성실함은 한국인을 구분 짓는 특성이자 성장 DNA로 배양됐다는 것이다.
오 사장은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트러스트'를 통해 한국을 저신뢰사회로 규정한 것은 1980년대 후반 이후의 상황에 국한된다면서 1960~1970년대에 작동했던 국가 공동체적인 단결을 모르면 한국의 경제성장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사회적 신뢰가 없으면 경제기적도 불가능하므로 이 시기에 사회적 연대와 신뢰가 가장 강했다는 것이 오 사장의 주장이다.
이 책은 오 사장의 30년 공직생활과 이후에 경험한 사회적 신뢰의 중요성에 대한 깊은 인식이 깔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