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한국 고유의 문화에 상상력을 발휘해 근본적인 가치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경희대 교수가 한국의 전통문화에서 창조경제의 출발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29일 아주경제신문 주최로 열린 '2013 GGGF' 기조연설에서 "16~18세기 한국의 문화에 대해 공부하면서 한국에 훌륭한 전통과 창의성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창조성을 발휘해 한국 전통문화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먼저 최근 한국인 사이에 관심을 끌고 있는 에코시티를 예로 들었다.
그는 "환경친화적 도시에 대해 배우려고 해외에 나가는 한국인이 많다. 이는 중요한 시도이긴 하지만 아이러니한 부분"이라며 "지금의 서울, 예전의 한양을 생각해보라. 재생가능한 자원을 이용하고 유기농법을 이용한 최고의 에코시티였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과 같은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한국의 역사와 현재를 잘 살펴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조선왕조실록을 예로 들며 "500년 동안의 역사적 기록을 해놓은 실록의 경우 정부의 정책이나 정치적 활동 등에 대해 굉장히 잘 분석돼 있다"며 "이는 중요한 현대 미디어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가 생겼을 떄 해법을 찾으려면 굳이 다른 국가에 가서 사례를 찾기보다는 한국의 실록 같은 과거 기록을 찾아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한국의 예의범절(예학) 또한 현대에서 재해석돼야 할 중요한 전통문화의 한 가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떻게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을 하느냐, 어떻게 적절하게 말을 하고 존경을 표하고 사려 깊음을 표하느냐를 생각하는 게 예학"이라며 "19세기 한국 사회를 보면 어떻게 해야 사람들간에 신뢰를 잃게 되는지, 예학으로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는지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매우 전통적인 부분은 현실적으로 제약이 따를 수 있지만, 이를 통해 어떻게 인간관계를 잘 관리할 수 있는지 살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창조성을 발휘하고, 상상력을 발휘하고, 새로운 것을 발견해내는 것은 한국 전통문화에 있다"며 "예전의 남성 중심 문화를 현대에 적용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지만, 상상력을 활용해서 근본적 가치를 찾아내면 그 속에 큰 잠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의 주류사회 사례를 보는 것보다 한국에서 강력하게 발현됐던 철학을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며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은 어렵지만 재해석하는 것은 의미가 크다. 한국의 전통을 재해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