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남순 기획운영단장 "세계적 작품 소장? 꿈 빨리 깨야" 돌직구

2013-10-22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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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구입예산 31억..기증 활성화돼야 가능"

윤남순 국립현대미술관 기획운영단장.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세계적인 작품이 있으면 좋겠지만 이룰 수 없는 꿈은 빨리 깨야한다."

윤남순 국립현대미술관 기획운영단장이 국립현대미술관에 데미안허스트·피카소등 동시대 유명작가의 소장품이 없다는 지적과 관련 돌직구를 날렸다.
22일 서울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개관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윤 단장은 “올해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 구입 예산은 31억원이었다"면서 "미술품 구입에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31억 예산으로는 세계유명미술품은 커녕, 국민화가 박수근 이중섭 작품 한점도 구입못할 실정이다. 미술시장을 들썩였던 박수근 '빨래터'는 45억2000만원, 이중섭의 ‘황소’는 35억6000만원을 미술품 경매사에서 팔린바 있다.

윤 단장은 "그나마 내년 예산은 5억이 늘어 36억으로 20% 증액됐다"면서 "솔직히 말하면 예산으로 몇 백억 짜리 작품을 살 수 있는 여건은 10년 내에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수는 7000여점. 미국 뉴욕현대미술관(MoMA)은 15만여점, 영국 테이트모던과 프랑스 퐁피두센터도 각각 7만여점의 소장품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수치. 개인이 운영하는 리움미술관보다 볼 그림이 없다는 불만이 제기되는 이유다.

2년전부터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일하고 있는 윤 단장은 유명 미술품 소장을 위해서는 기증문화가 필요하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미술품 기증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수십억 원짜리 작품을 소장하는 것은 기부에 대한 기업과 사회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 미술관과 비교해 국내 미술관의 소장품이 빈약한 것은 기증 부족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15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박성호 의원(새누리당)이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제기됐다.

박 의원에 따르면 뉴욕현대미술관이나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의 경우 소장품의 80% 이상이 기증품이며, 지난 4월에도 에스티로더의 레너드 로더 명예회장이 피카소 33점, 브라크 17점, 레제 14 등 거장의 작품을 포함한 10억달러 상당의 미술품을 기증한 바 있다.

외국에서는 공공기관과 비영리 기관에 미술품을 기증할 시 세제 감면 등의 혜택을 제공해 적극적으로 기부를 유도한다. 반면 국내에서는 기부금품 모집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어 기업에 기부를 요청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이날 국립현대미술관 장엽 학예연구 2팀장은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며 "국립현대미술관이 동시대 유명 미술작가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을 한 점 소장한다고 해서 세계적인 미술관이 되는 것은 아니다"는 소신을 밝혀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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