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시장 선도자를 따라잡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후발자로부터 강력한 추격을 받고 있자 이 회장은 “이대로 가면 삼성도 망한다”며 샌드위치론을 강조하며 남의 뒤에서 따라가는 게 아니라 우리가 모든 것을 결정하고 실천하고, 길을 제시해야 한다는 발상의 전환을 요구한바, 이는 ‘창조경영’이란 단어로 요약된다.
하지만 이 회장은 “아무리 위기의식을 말해도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안 믿는다”며 창조경영은 아직도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금까지도 질타하고 있다.
최근 우리사회의 최대 화두는 창조경제다. 기업은 물론 정부, 국회, 연구소 등 각계에서 창조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물을 발굴해내지 못하고 있다. 국내 대표기업이라는 삼성에서조차 완벽하게 구현되지 않고 있을 정도니, 박근혜 정부가 제시한 창조경제의 개념을 잡고, 그 성공사례를 찾고자 하는 노력은 쉽지 않다.
2001년 영국의 경영전략가 존 호킨스는 아이디어가 산업이 되는 새로운 경제사회를 그린 창조경제를 출간해 실질적인 창조경제 주창자로 일컬어지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언제까지 창조경제의 개념만 고민할 일이 아니다. 이제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개념의 규정은 또 다른 발상을 막는 벽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창조경제의 실행 방안과 관련해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은 창조경제는 미국 경제학자인 조지프 슘페터가 정립한 ‘창조적 파괴’를 산업적인 측면을 넘어 국가와 기업 등 사회 전반적인 시스템 혁신으로 확대해 “구조조정을 신축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창조를 하려면 사라질 수밖에 없는 부문에 있는 돈과 사람이 새로운 곳으로 가야하며, 파괴가 일어나도 또 다른 창조를 위해 사라지게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 경제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불안요소가 이러한 구조조정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파괴의 방법론에 대한 시각은 이해관계자가 속한 그룹마다 약간씩 다르지만 주체가 되는 핵심 키워드는 단연 ‘창업’이라는 점에는 이견을 제시하지 않는다.
개인이 처한 여건과 신분에 상관없이 아이디어를 내놓는 창조력, 융합하는 응용력, 사업화로 이어지는 실천력이 발휘될 수 있는 사회, 즉 창조적 생태계가 구축된다면 파괴와 구조조정도 원활히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새 아이디어가 새로운 산업을 일으킬 수 있고, 동시에 새로운 것이든 기존의 것이든 융합이 되면 그 자체가 새로운 아이디어, 새로운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실제로 경제적 부가가치를 키우려면 투자해서 생산, 즉 상품화를 해야 일자리도 많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창조경제의 시작점은 아이디어이고, 아이디어가 뿌리가 된다’는 것인데, 이를 위한 키 플레이어는 중소·벤처기업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창조경제를 성공시키기 위해 가장 중요하기 위해 전 국민의 ‘창조화’를 구현해나가는 기반을 갖춰야 한다. 국민 개개인이 남과 다른 사고를 갖고, 남다른 사고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기업화할 수 있도록 도전정신을 독려함으로써 상상력과 창의성, 도전정신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인식을 갖게 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창조력, 응용력, 실천력이 제대로 돌아가게끔 정부와 국회, 금융, 교육, 연구개발(R&D) 등 다양한 부문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창조적 파괴’를 단행해 창조경제 생태계를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