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재천 의원(민주당)은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의 임기는 3년이지만 지난 4년여 동안 임기를 채운 이사장은 한 명도 없었다”며 “세 이사장의 재임기간은 평균 1년 5개월로 절반의 임기도 채우지 못했다”고 20일 밝혔다.
지난 해 1월 취임한 이승종 이사장은 임기가 1년 4개월이 남아있었지만 지난 9월 돌연 사표를 제출했다. 연구재단 안팎에선 정부의 공공기관장 물갈이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이승종 이사장은 학자로서의 인품과 덕성이 뛰어나 연구재단 내에서 직원들의 높은 신임을 얻었다. 뿐만 아니라 연구재단은 기획재정부가 매년 실시하는 공공기관 평가에서도 2년 연속 A등급을 받았다. 이 이사장은 연구재단 취임 후 조직 안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한국연구재단은 우리나라의 모든 학문 연구분야의 기초·원천연구를 종합 지원하는 기초연구지원 전문기관이다. 국가 연구개발(R&D) 지원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는데, 2013년 예산은 3조 1642억원에 이른다.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자리가 공석이 되면서 연구재단은 기관장 공석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32조제3항 및 '재단 정관' 제9조제3항에 따라 선임비상임이사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선임비상임이사인 김병국 원광대 교수는 세 번째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4년 4개월 동안 직무대행 체제만 세 차례, 현재까지 180여 일, 6개월 이상 직무대행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의 임기는 3년이지만 지난 4년여 동안 임기를 채운 이사장은 한 명도 없었다.
앞서 세명 이사장의 재임기간은 평균 1년 5개월로 절반의 임기도 채우지 못했다.
이사장 선임은 정관에 따라 임원추천위원회가 복수로 추천한 사람 중에서 미래창조과학부장관이 제청하여 대통령이 임명한다.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취임 전부터 정부 출연연구기관장들의 임기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지만 이승종 이사장의 사표에 어떤 식으로 관여했는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최재천 의원은 “잦은 기관장 교체는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등 조직 안정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 무엇보다 이사장 선임은 주무 장관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만큼 4년 동안 세 명의 이사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한 것이 장관의 추천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아니면 정권교체에 따른 기관장 교체는 아니었는지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