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코스피가 사상 최장 외국인 순매수 덕에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으나 개인 투자자가 몰린 코스닥은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코스닥은 줄줄이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실적 악화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투신권 매물이 대거 출회되면서 자칫 추세적인 하락 국면으로 들어서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증권사와 투신권을 중심으로 출회되는 매물 탓이다. 9월 이후 현재까지 기관은 5440억원어치를 내다 팔았으며 이 가운데 투신(2860억원)과 증권(830억원)의 물량이 절반 이상이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2240억원, 3950억원어치 순매수했으나 역부족이다.
이에 따라 코스닥시장에서 하락 종목 수도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하한가 4개를 포함해 567개 종목이 하락, 상한가 9개를 비롯해 330개 종목이 상승해 20일 평균 주가등락비율(ADR)은 77.12%를 기록했다.
ADR은 상승 종목 수를 하락 종목 수로 나눈 비율로 종목별 쏠림현상을 보여주는 지표다.
한승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ADR이 50~60% 구간에서 지수 반등을 주었던 전력으로 보아 여전히 저점 신호가 나오지 않고 있다”며 “특히 중소형주 펀드의 설정액이 고점 부근에 있어 지수의 반등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추가 매물 압박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실제 중소형주 펀드 설정액은 올 들어 지난 8월 말까지 꾸준히 늘어 2조원에 달했으나 16일 현재 1조7625억원으로 최근 한 달 새 감소세로 돌아섰다. 여기에 시가총액 상위주인 CJ E&M 등의 실적 악화 소식까지 전해지며 투자심리를 크게 흔들고 있다.
김정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기술적으로 코스닥지수의 방향성이 아래쪽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여 박스권 하단인 520선 지지 여부가 중요하다”며 “단기적으론 510~540선을 염두에 둔 시장대응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박스권의 하단인 520선이 지지가 안 된다면 추가 매물 압박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어서다. 특히 전문가들은 아직 바닥을 예측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라 낙폭과대에 착안한 저점 매수 관점을 지지하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다만 손위창 현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장악력이 높은 상황에서 코스닥 내 외국인 순매수 종목군인 LED 조명, 반도체, 신재생에너지, 바이오기기에서의 모멘텀 플레이는 유효할 것”이라며 “코스닥 내에서도 현 장세의 추세에 부합하는 종목으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