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범’ 손예진 “연기는 나에게 애증의 존재”

2013-10-17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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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리즘 경계…배우란 끊임없이 발전해야 하는 직업”

[사진=이형석 기자]
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지난 한 해 바쁘게 달려오긴 했다. 영화 촬영이 끝나고 바로 드라마에 출연, 완성된 영화 홍보, 다시 영화 촬영. 배우 손예진(31·본명 손언진)의 2013년 행보다.

오는 24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공범’(감독 국동석·제작 선샤인필름)에 주연으로 출연한 손예진을 최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났다. 화사한 분홍색 니트를 입은 손예진은 “시사회나 영화 개봉일이 다가오면 잠을 못잔다”고 했다. 1999년 화장품 CF로 데뷔해 25편에 이르는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고 애니메이션(‘여우비’)을 통해 목소리 연기를 한 베테랑에게도 긴장감은 내려놓을 수 없는 짐인가 보다.

[사진=이형석 기자]
“그런 부담감이 있어요. 12년, 13년, 연기를 해 왔지만 요즘 제 연기가 재미없다고 여겨질 때가 있어요. 연기가 다 똑같은 것도 같고요. 물론 제 연기에 대해 자부심과 자긍심을 느낄 때도 있었죠. 최선을 다했고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제게 저력이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는데 요즘에는 잘 모르겠어요. 배우로서 매너리즘에 빠질 시기인 것 같아요. 아니 어쩌면 계속 반복돼 왔던 고민일 거예요, 제 속에서 굴곡이 많았죠.”

연기 10년의 고개 하나를 넘어선 시점, 자신을 돌아보며 생각이 많다. “영화 끝나고 드라마 하고, 끝나고 영화 찍고 하다 보니 지쳐서 그런 것 같기도 한데요…. 연기는 애증과 같은 존재인 것 같아요. 너무 매력적이어서 갈 수밖에 없지만 끊임없이 발전해야 하는 ‘길’, 쉽지 않네요.”

[사진=이형석 기자]
고민이 무르익을 즈름 손예진에게 손짓을 보낸 건 ‘타워’였다. “‘타워’에서는 제 감정연기를 많이 보여 드리지는 못했어요. 어쩌면 그건 욕심이죠. 여러 배우들이 주연의 짐을 나눠 들었던 것 같아요. 그동안엔 카메라가 저만 바라보고 있었는데 ‘타워’는 총 3대가 저만이 아닌 여러 사람을 함께 찍는 구조였어요, 처음엔 서운하기도 했지만 재밌었어요. 다 같이 작업하는 재미도 있었고, 무엇보다 제가 안고 가는 작품이 아니라 제가 기댈 수 있는 영화였다는 게 좋았습니다.”

쉼표 한 번을 찍으니, 부담보다는 기쁨으로 감정연기에 대한 갈증을 느꼈다는 손예진은 “그때 만난 작품이 ‘공범’이었다”면서 활짝 웃었다.

“마치 네가 할 수 있는 만큼 실컷 감성연기를 해보라는 식으로 멍석이 깔린 영화였어요.”

[사진=이형석 기자]
한껏 쏟아 내니 자신감이 생기고 의욕이 돋나 보다. 차기작으로 ‘해적’을 선택한 이유를 묻자 “나이가 더 들면 액션을 못할 것 같아서”라고 엄살 섞인 답을 내놓는다. 배우로서의 계획에 대해 물었다.

“배우로서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은 저한테는 욕심인 것 같아요. 그냥 한 작품, 한 작품 차근히 보여 드리고 관심을 받고 싶어요. (흥행에 대한) 책임감이 있는 건 좋지만 그런 결과들만 생각하면 힘들죠. 좀 더 유연하게, 편하게 생각하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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