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북지원 물품 모니터링 실무자만 방북 허용할 듯

2013-10-1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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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산가족 상봉행사 연기 후 정부 방북 승인 제한

아주경제 오세중 기자=정부가 민간단체의 대북 지원물품 분배를 감시(모니터링)를 위한 방북 승인 인원을 축소하는 등 돌연 엄격한 기준을 제시해 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미 대북지원 승인을 받고 물품을 보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과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가 지원물품 모니터링을 위해 대표급 인사들을 포함한 9~10명의 방북 승인을 지난달 25일 신청했다.

하지만 정부는 "내부검토가 더 필요하다"면서 두 단체에 대표급을 제외한 실무진 3∼4명만으로 방북단을 조정하면 승인을 고려하겠다는 방침을 통보했다.

이는 지난달 21일 북한의 이산가족 상봉의 연기 여파가 민간단체 방북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민간단체들은 통일부가 통상적인 수준의 모니터링 방북단 구성을 갑자기 문제 삼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지난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부당한 규제"라고 공개적으로 반발하며 통일부에 "일방적이고 자의적인 규제조치"를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통일부에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간다'는 정부의 원칙을 지키라고 촉구하며 '방북 규제'를 철회하지 않으면 모니터링 방북을 잠정 중단할 것이라고 맞섰다.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은 14일 정례브리핑에서 이 같은 민간단체 방북 승인 인원 축소 논란에 대해 "이산가족 상봉 연기 이후 최근의 남북관계 상황을 감안했다"면서 "모니터링의 경우 필요한 최소한의 실무인원만 방북하면 된다는 입장에 따라 임원이나 대표보다는 실무진 위주로 모니터링이 실시됐으면 좋겠다는 것이 우리 부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모니터링 인원이 더 많이 간다고 해서 더 정확한 모니터링을 하는 것도 아니다"면서 "지금 상황이(남북 경색 국면) 있는 만큼 고위급 대표가 방북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북한의 일방적인 이산가족 상봉행사 연기 이후인 지난 3일 개천절에도 남북 공동행사를 위해 평양을 찾으려던 민간단체인 단군민족평화통일협의회의 방북 신청에 대해 불허방침을 통보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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