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할머니 [사진=SBS 화면 캡쳐] |
14일 경향신문은 “지난 5월 29일 맥도날드 할머니를 국립의료원으로 처음 데려간 사람은 주한 캐나다교육원 강사인 스테파니 세자리오(28)였다”고 보도했다.
올해 초부터 매주 맥도날드 할머니를 만나 말동무가 돼준 세자리오는 지난 5월 할머니의 병세가 악화되자 병원에 데려갔다.
세자리오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가 과거의 삶에 붙들려 있다고 해서 정신이 이상하다고 치부해선 안 된다”며 “설사 권 씨의 정신이 이상하다고 해도 그가 홀로 쓸쓸히 죽어가야만 하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맥도날드 할머니는 ‘지금은 당신이 내게 유일한 가족이군요’라고 말해줬다”고 임종 당시를 회상했다.
맥도날드 할머니는 2010년 한 TV 프로그램에 등장해 유명세를 탔다. 트렌치코트를 입고 매일 밤 9시가 되면 서울 중구 정동 맥도날드에 나타나 새우잠을 자고 날이 밝으면 사라져 ‘맥도날드 할머니’란 별명을 얻었다. 부산에서 태어나 유복하게 자랐고, 1976년부터 1991년까지 외교부에서 근무했던 엘리트로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맥도날드 할머니는 외교부 퇴직 후 일시불로 받은 퇴직금이 금방 바닥났고 근무 연수를 채우지 못해 공무원연금도 받지 못하면서 패스트푸드점이나 카페를 전전하는 신세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등록이 말소돼 노령연금이나 기초수급자 지원도 받을 수 없었던 맥도날드 할머니는 암이 복막까지 전이돼 7월 12일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