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브루나이 수도 반다르스리브가완에서 개최된 한-아세안(ASEAN) 정상회의, 아세안+3(한ㆍ중ㆍ일) 정상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까지 4개의 굵직한 다자 정상회의 참석에 이어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로 이동해 국빈 방문 일정까지 소화했다.
지난달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에 이어 두 번째로 다자외교 무대에 선 박 대통령은 앞서 APEC 정상회의를 비롯한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서 세일즈외교뿐만 아니라 한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한편 대북 문제에 있어서도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아세안 상생·윈윈 세일즈 외교 성과 = 박 대통령의 이번 순방은 집권 첫해 하반기 국정운영의 최우선 목표로 설정한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세일즈외교의 일환이다.
이번 순방을 통해 신흥경제권으로 주목받으며 강대국의 각축장이 된 아세안을 중시한다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와 베트남 국빈방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이어 아세안에서도 동남아 지역 국가와 경제협력을 더욱 증진ㆍ강화함으로써 우리 기업 및 인재들의 더욱 활발한 진출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세일즈외교’를 목표로 순방에 나선 박 대통령은 경제 분야에서 인도네시아와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의 연내 타결에 합의하는 등 눈여겨볼 만한 성과를 거뒀다.
브루나이, 싱가포르, 호주, 미얀마 정상과의 4차례 양자회담에서 해당국 대형 인프라 건설 사업에 대한 우리 기업의 참여를 요청한 것이나 에너지 분야 협력과 투자 및 개발협력 확대를 당부한 것도 나름대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APEC서 한중 대북공조 과시 = 박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에서 거둔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중국과 대북 문제에 대한 공조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는 점이다.
APEC 정상회의 도중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시 주석으로부터 “북핵 보유를 반대하며 북한의 추가적 핵실험을 결연히 반대한다”는 분명한 발언을 끌어내 한중이 대체로 공통된 입장을 견지하고 있음을 재부각하면서 북한을 더욱 압박하는 효과를 거뒀다.
또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만나 2차 협상에 들어간 양국간 FTA 체결 교섭을 촉진하기로 합의했고, 북한 문제도 북핵불용 원칙 위에서 상호 소통과 협조를 강화키로 약속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대신 참석한 존 케리 국무장관도 만나 북핵 등 북한 문제를 논의하고 이를 해결하려면 6자 회담 차원에서 진정성있는 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3개 정상회의의 의장성명에서 모두 박 대통령의 핵심 대북정책 기조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을 지지한 것도 의미가 있다.
경제나 사회, 문화 분야에서도 박 대통령이 제안한 다양한 협력 사업에 대해 아세안 정상들이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는 점에서 미국, 중국, 일본 등 강대국들의 ‘각축장’이 된 동남아 지역에서 우리의 외교적인 ‘전략공간’을 확보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인니 국빈방문서 ‘코리아세일즈’ 정점…CEPA 연내타결 합의 = 인도네시아 국빈 방문은 동남아 세일즈외교 하이라이트로 평가된다.
박 대통령은 12일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지난해부터 추진했지만 진전이 없었던 양국간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을 연내에 타결하기로 합의한 것은 가장 큰 성과물이다.
CEPA가 타결되면 인도네시아 시장이 사실상 모두 개방되는 효과가 있어 일본에 밀리던 우리 기업의 수출이 크게 확대되기 때문이다.
경제특구 개발강화, 산림휴양, 창조경제 등 3개 양해각서(MOU) 체결도 인도네시아와 협력범위 확대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에너지 발전 인프라 분야에서도 한국수출입은행이 인도네시아 국영전력공사와 발전 사업에 대한 금융지원 MOU를 체결했고, 인도네시아가 본격적으로 시작한 석탄층 메탄가스(CBM) 개발에서도 우리 공기업과 민간기업의 MOU가 체결된 것도 세일즈외교 성과의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