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마저…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생긴 잡음들

2013-10-10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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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형석 기자]
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지난 3일 부산 우동 영화의전당에서 개막한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폐막까지 하루를 남겨 두고 있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는 개막작으로 부탄의 고승이자 영화감독인 키엔체 노르부 감독의 영화 '바라: 축복'을 선정하고 폐막작으로 독립영화인 '만찬/(감독 김동현)을 선택하면서 겉모습보다 내실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출발했다. 그러나 레드카펫이 열리기도 전에 잡음이 터져나왔다. 주인공은 강동원.

강동원은 개막일 다음날인 4일, 김지운 감독의 30분짜리 영화 ‘더 엑스’와 관련 관객과의 대화(GV)가 예정돼 있었다. 스크린 양옆 벽면을 모두 사용해 영사하는 새로운 기술인 ‘스크린X’ 전용 영화인데다 배우 강동원의 소집해제 후 첫 작품이어서 ‘더 엑스’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사진=영화 '더 엑스' 스틸컷]
그러나 강동원의 소속사 UAA 측 C이사와 남동철 한국영화 프로그래머, 제작사 CJ CGV 등 세 곳의 의사소통이 어긋나면서 논란이 일었다. 남 프로그래머는 제작사인 CGV를 통해, 강동원 측에 개막식에 참석해 줄 것을 요청했다. 강동원 측은 작품 자체가 실험적 영화인 성격을 들어 레드카펫에는 서지 않고 관객과의 대화에만 참석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제작사는 둘 사이에서 원만하게 조율해 내지 못했다.

개막일 오후 5시에 있는 ‘더 엑스’ 기술시사에는 참석하면서 오후 7시 레드카펫에 서지 않는 강동원이 이해하기 힘들었던 남 프로그래머가 “개막식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면 그날 센텀시티에 보이지 않길 바란다”고 발언하면서 사건은 더 민감해지고 첨예해졌다. 한때 강동원의 부산국제영화제 불참 선언으로 치닫기도 했으나 강동원이 관객과의 약속을 중시해 GV 참석을 결정하면서 일단락됐다.

잡음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국내 인기 아이돌 가수들을 다수 보유하고 유명배우 및 예능프로그램 MC 등이 소속된 굴지의 매니지먼트사에 근무 중인 J이사가 술에 취해 길 가던 행인들에게 시비를 건 일도 있었다.

당시 J이사는 “내가 누군지 알아? 칠성파 부른다”라고 고성을 지르는가 하면 경찰이 출동한 상황에서도 목소리를 낮추지 않아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해당 소속사 관계자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폭행은 아니다.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해명했다. 이후 J이사는 해당 행인들을 찾아가 일일이 사과하는 등 사태 수습에 분주했다.

영사사고도 관객들의 불만을 야기했다. 지난 4일 상영된 아시아단편 경쟁작 ‘아침 산책’(감독 옴카르 바르베)은 영상과 자막이 어긋났다. 리테시 바트라 감독의 ‘런치박스’ 또한 자막 사고로 상영이 중지됐다. 7일 CGV센텀시티에서는 하라 케이이치 감독의 영화 ‘기노시타 게이스케 이야기’가 첫 상영되고 있었다. 감독의 GV를 앞둔 영화는 상영 도중 모자이크가 생기거나 음향이 중간에 끊기는 현상이 발생했다. 37분이나 상영된 상황임에도 영화제 측은 처음부터 다시 상영하는 결정을 내렸으나 관객의 항의로 끊긴 부분부터 스크린에 걸었다.

결정타는 제24호 태풍 다나스였다. 다나스는 지난 8일 부산을 강타했고 해운대 비프 빌리지의 부스들이 전부 철수했다. 해운대를 지나던 관람객이 “부산국제영화제 벌써 끝난 거야?”라고 말할 정도로 폐장 분위기가 연출됐다.

지학의 나이 15세를 지나 20세 약관을 바라보는 부산국제영화제. 이번에 불거진 각종 사건과 잡음들이 갓을 쓰고 성인식을 치르기 전에 치르는 마지막 홍역이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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