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서 중국인 유학생 피살…"아시아인 꺼져라"

2013-10-10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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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색인종차별·증오 문제 심각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지난 2011년 호주에서 발생한 중국인 유학생 살인 사건이 뒤늦게 인종증오 범죄였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호주 내 심각한 인종차별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10일 호주 언론에 따르면 캔버라가 속한 수도 준주(ACT) 최고법원은 2011년 8월 캔버라에서 중국인 유학생 리앙 자오(당시 27세)를 무참히 살해한 피고인 19세 백인 청년에게 징역 17년형을 선고했다.

법원에 따르면 ‘JJ’라고만 알려진 이 청년과 그의 친구인 테일러 루이스 슈미트(22)는 2011년 8월4일 새벽 4시께 캔버라 중심가 노스본 애비뉴에서 귀가 중이던 자오를 야구방망이와 흉기 등으로 무참히 살해했다.

사건 발생 초기에는 범인들이 자오의 휴대전화와 현금 21 호주달러를 빼앗았다는 점에서 강도사건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범인들이 그동안 범행 대상으로 아시아인을 물색하고 있었으며 자오가 아시아인이라서 범행의 표적이 됐다는 증언이 잇달아 나오면서 인종증오 범죄 가능성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더욱이 범인들이 둔기와 흉기로 피해자의 머리 등을 집중 구타해 두개골이 깨지고 뇌가 드러날 정도로 잔인하게 살해한 것으로 전해져 인종증오 범죄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는 형국이다.

호주에서는 올해 상반기 멜버른과 시드니 등 대도시에서 한국인 등 유색인종을 겨냥한 인종차별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사회문제화됐었다. 얼마 전에는 호주 시드니 북서부 라이드 지역의 한 아시아인의 집 담벼락과 세탁물에 “아시아인은 호주에서 꺼져라”라는 낙서가 스프레이로 쓰여있는 것이 발견되면서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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