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재천(민주당)의원이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받은 2012년 방송통신발전기금 순수사업비 지출내역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회계연도에서 사용되지 못한 예산 불용액이 314억300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2011년도 예산 불용액인 19억5500만원보다 무려 16배나 증가한 규모다.
지난해 방송통신발전기금 순수사업비 지출내역은 지출계획액 5475억5300만원 중 4837억7700만원이 지출됐으며 이중 불용액은 314억300만원(불용비율 5.7%)으로 파악됐다.
사업별로는 디지털전환 취약계층 지원 사업이 277억2400만원으로 88%를 차지해 불용액 비중이 가장 많았다. 이어 디지털 방송전환사업 13억6900만원(전체대비 4.3%), 시청점유율조사 사업 11억7600만원(3.7%) 순이었다.
특히 디지털전환 취약계층 지원사업의 예산집행이 저조한 이유는 DTV KOREA, 디지털시청100%재단과 같은 민간차원의 전환사업을 추진하면서, 정부가 예산편성당시 디지털 미전환 가구 수를 기준으로 예산을 과도하게 편성한 것으로 분석됐다.
불용비율은 시청점유율조사 사업이 38.18%로 가장 높았으며 디지털전환 취약계층 지원 사업 35.26%, 사업운영비 24.85% 순으로 나타났다.
시청점유율조사 사업은 매년 조달청 공개입찰을 통해 조사 기관을 선정하고 있는데, 지난해 경우 시청률 세부조사사업에 배정된 26억8800만원 중 15억1200만원만 집행됐다.
입찰에 임하는 기관의 저가 입찰에 따른 것으로, 정부는 이같은 저가 입찰현상(12억~15억원)이 매년 이뤄졌지만 실소요보다 높은 수준의 예산을 편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방송통신발전 기본법' 제24조에는 미래부 장관과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통신의 진흥을 지원하기 위해 방송통신발전기금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기금은 정부의 출연금, 주파수 할당대가 보증금, 방송사업자의 분담금, 기금운용에 따른 수익금 등으로 조성되며 기금에 대한 운영은 미래부·방통위가 공동으로 관리하되 집행 및 결산은 소관별로 운영한다. 또 기금의 회계와 여유자금 관리는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에 위탁·관리한다.
최재천 의원은 “정부의 과도한 예산 편성은 저조한 예산집행률을 보였고 이는 재정집행상의 비효율을 유발했다”면서 “미래부와 방통위는 해당사업에 대한 세밀한 연구와 철저한 예산 편성을 통해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기금운영을 효율적으로 해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