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형석 기자] |
임권택 감독은 4일 오전 11시 부산 우동 센텀시티 신세계 백화점 문화홀에서 열린 영화 '화장'(제작 명필름) 제작보고회에서 "평소 김훈 선생의 작품을 기다려왔으며 거의 다 읽었다"고 인사말을 시작했다.
화장은 임권택 감독의 102번째 영화로 김훈 작가의 제28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소설은 시체를 불에 살라 장사를 지낸다는 화장(火葬)과 화장품을 바르거나 문질러 얼굴을 곱게 꾸민다는 뜻의 화장(化粧)이라는 서로 다른 소재와 의미를 통해 두 여자 사이에서 번민하는 한 중년 남자의 심리를 묘사했다.
임 감독은 "'칼의 노래'를 영화화했으면 했는데 여의치 않았지만 이번에 화장을 연출하게 됐다. 화장은 강한 드라마가 있는 얘기가 아니고 50살이 넘어가면서 중병을 앓고 시들어가는 아내에 대해 열심히 병간호를 하고, 한쪽으로는 젊은 여자가 가질 수 있는, 사내를 빨아들일 수 있는 깊은 매력에 빠져들어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김훈 선생의 문장이 주는 엄청난 힘과 박진감을 영상으로 담아낸다면 해볼만 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와 소설이 서로 다른 매체라는 점에서 그 힘이나 박진감, 심리적 묘사를 영화로 만드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을 했다"면서도 "그러면서 제가 해온 영화와는 또 다른 영화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영화 제작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요컨대 소설이 갖는 엄청난 힘을 영상으로 담아내는데 있어 주인공 안성기가 마음의 결을 섬세하게 잘 따라붙어서 끌어내고, 평소 드러내기 부끄럽고, 감추고 살고 싶은 그런 인간의 삶에 대한 마음의 상들을 영화에 잘 드러낼 수 있을 때 영화의 성과도 클 것이라고 생각했다. 열심히 해보고자 한다. 잘못되면 욕을 바가지로 먹게 될 것이고 잘하면 칭찬 받을 수 있겠지만 큰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웃음을 유발했다.
주인공 오상무 역에 안성기가 캐스팅됐으며 오는 12월 크랭크인될 예정이다.
한편,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에는 총 70개국 301편의 작품이 출품됐으며 12일까지 부산 영화의 전당 등 센텀시티 인근과 해운대, 남포동 등에서 상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