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총리는 이날 국회 긴급현안질문에서 기초연금 후퇴 논란과 관련해 ‘공약을 파기하고 책임장관제를 파기한 것 아니냐’는 민주당 강기정 의원의 질문에 “그렇게 보기는 어렵다. 정책 시행 과정에서 여러 조율을 한 결과 바람직한 방향으로 조정한 것으로 이해해달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정 총리는 “공약을 포기하는 것이 아닐 뿐 아니라 공약 후퇴라는 용어에 대해서도 동의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기초연금 정부안에 대해 “국민들의 이해가 매우 부족한 것 같다. 다소 복잡한 면이 있어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면서 “지금 받는 것(기초노령연금)보다 손해 보는 일이 없고, 국민연금을 내는 것은 다 받아간다”고 역설했다.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연계 논란에 대해서는 “연계라고 하면 국민연금에서 자금을 빼오는 것처럼 오해가 생긴다”면서 “연계보다 연동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 총리는 수급대상에서 제외된 65세 이상 상위 30%에 대해 “이분들이 좀 기대했는데 못 드리게 돼 정부로서는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정 총리는 “일부 어른신들이 상대적인 손해를 느낄 수 있지만, 국민들이 이해하면 제도가 정착될 것”이라며 “하위 소득과 빈곤층, 그리고 나머지 분들도 지금보다 훨씬 높은 연금을 받게 된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가 국민연금을 기초노령연금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국민연금을 축내는 일이 없도록 입법 단계에서 확실히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사퇴한 진영 전 보건복지부장관에 대해서는 “책임장관제라고 해서 국가 정책을 장관 독단으로 설정하라는 얘기가 아닐 것”이라면서 “국가정책은 전체를 갖고 조율해야지 개인적 소신만으로 결정하면 부작용이 생긴다”고 비판했다.
진 전 장관이 언급한 ‘양심 문제’와 관련해서도 “절대선이 있는 경우는 양심을 얘기할 수 있지만, 자기안과 다른 것은 양심과 다른 문제”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도 여권 일각의 ‘배신자’ 주장에 대해서는 “배신자는 심한 말”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 총리는 ‘혼외아들’ 의혹 논란으로 사퇴한 채동욱 전 검찰총장에 대해 “개인적인 도덕성 문제가 제기돼 사퇴한 것으로 안다”면서 “자기가 나가겠다고 한 사람도 있고(진 전 장관), 도덕성 문제가 제기되자 사퇴한 사람(채 전 총장)도 있는데 왜 쫓아냈다고 하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이날 긴급현안질문은 여야 의원들의 고성과 야유가 오가며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민주당은 정부·여당의 ‘공약사기’라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과거 여야 합의를 어긴 것이라고 거세게 몰아붙였고 새누리당은 경제상황 악화에 따른 재정 부담과 미래세대의 조세 부담을 덜기 위한 불가피한 조정이라고 맞섰다.
채 전 총장 문제에 대해서도 새누리당은 고위 공직자의 도덕성 문제이자 직무수행에 치명적 흠결이 생긴 만큼 정치권이 개입할 사안이 아니라고 주장한 반면, 민주당은 채 전 총장이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을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데 불만을 품은 “보복성 찍어내기”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