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총리는 30일 오후에 '정홍원 국무총리의 진영 장관 사퇴에 대한 입장'이라는 글을 통해 "더 이상 진영 장관이 국무위원으로서 국민을 위한 임무를 할 수 없다고 판단해 사표를 수리하고자 한다"며 사표 수리의 배경을 밝혔다.
진 장관은 지난 25일 대선공약인 기초연금 도입 후퇴와 관련해 사의를 표했고, 정 총리가 사표를 반려하면서 업무복귀를 촉구했지만 지난 29일 다시 "그만 사의를 허락해 달라"며 사퇴의지를 거듭 밝힌 바 있다.
정 총리는 당시 진 장관의 사표 반려에 대해 "국무총리로서 사의를 반려한 것은 진영 장관이 국무위원일 뿐 아니라 국민의 선택을 받은 국회의원으로서 새 정부 첫 정기국회가 열리고 예산과 법안심의라는 중차대한 사안을 앞두고 당연히 재고해 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 총리는 진 장관이 언급한 사퇴 선언의 이유에 대해 "기초연금을 국민연금과 연계한다는 것은 대선 공약집에도, 인수위원회 국정과제 자료집에도 분명하게 명시되어 있는 사항"이라면서 "(진 장관이) 복지공약을 만들고 실천하기 위한 모든 과정에서 참여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제 와서 기초연금을 국민연금과 연계하는 것이 소신과 달랐다고 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진 장관의) 소신이었다면 장관직을 수락하지 말았어야 했다"면서 "진정 소신의 문제에 관한 것이라면 국민에게 혼란과 분열을 주기 전에 시기를 두고 사의를 표했어야 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정기국회와 국정감사 등 중차대한 시기를 코앞에 두고 이렇게 무책임하게 사의를 표하는 것은 국정을 책임지는 국무위원으로서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면서 "어떤 말로도 이렇게 어려울 때 복지 관련 문제를 책임질 수장이 정부와 국회를 마비시키는 행동은 국민들에게 실망감과 허탈감을 안겨 줄 것"이라고 질타했다.
한편 진영 장관의 사퇴 표명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르자 지난 28일 최원영 고용복지수석은 청와대의 갈등설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한 바 있지만 이후인 지난 29일 진 장관이 기초연금 정부안에 반대한다는 "이런 뜻을 청와대에 여러 차례 전달했다"고 말해 복지부와 청와대가 갈등이 있음을 시인했다.
따라서 청와대가 원하는 수습의 방향보다는 갈등이 있다는 것을 시인하고 강하게 사퇴를 원하는 진 장관과 더 이상 함께 해야 득보다 실이 많아 결국 사표를 수리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