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전략 컨설팅사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26일(현지시간) ‘2013년 가장 혁신적인 기업’ 보고서를 발표하고, 올해 혁신역량이 가장 두드러진 산업분야로 통신기술과 자동차제조업을 꼽았다.
BCG는 지난 2005년부터 매년 전세계 경영진 1500여명을 대상으로 기업의 혁신역량을 조사해 가장 혁신적인 기업 50곳을 발표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는 통신기술 관련산업이 5위권에 4개나 선정됐으며, 자동차제조업은 포드, BMW 등 3개 기업이 새롭게 10위권에 들어왔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이번 보고서에 이름을 올리긴 했지만 순위는 다소 하락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자동차 부문에서 미국과 일본의 경쟁사를 제치고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17위로 다소 주춤했다. 2012년 처음 50위권 내 이름을 올린 기아차 1년 사이에 23계단이나 하락한 36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다른 글로벌 브랜드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자동차 제조사는 상위 20개 기업 중 9곳이나 대거 포진되며, 조사이래 처음으로 통신기술분야(8곳)보다 많은 기업이 선정됐다.
10위권에는 도요타(5위)를 비롯 포드(8위)와 BMW(9위)가 올랐다. 제너럴 모터스(GM)는 13위, 폭스바겐은 31계단 상승한 14위, 아우디는 19위를 기록했다. 혼다(18위)와 메르세데스 벤츠의 모회사인 다임러(20위), 피아트(43위)는 올해 재진입에 성공했다. 특히 미국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41위)가 올해 첫 50개 혁신기업에 들었다.
BCG는 전세계적으로 자동차 연비 규제 기준이 대폭 강화될 계획임에 따라 자동차제조사 혁신바람이 불게 됐다고 보고 있다. 한국은 2020년부터 리터당 20km이상, 미국도 2025년부터 갤런당 56.2마일(23.9km/리터)이상의 연비기준을 충족해야 판매를 허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 하이브리드∙전기차량, 스마트폰의 인기로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에 대한 니즈 등이 함께 작용하며 자동차 제조업에서의 혁신은 필수가 되었다.
이번 보고서에서 1위는 애플이 차지했다. 애플은 9년째 1위를 지켰으나 삼성의 추격세가 만만찮다. 삼성은 BCG가 조사를 시작한 이래 역대 최고 순위인 2위에 올랐다. 삼성은 2008년 조사에서 26위에 선정 된 이래 5년 사이 23계단이나 상승하며, 2006년 이후 7년 연속 2위를 차지하던 구글까지 제쳤다.
BCG는 삼성이 폭발적인 성장을 통해 혁신기업으로 자리잡은 원동력으로 이건희 회장의 리더십을 꼽았다. ‘아내와 자식 빼고 모두 바꿔라’고 한 이 회장의 1993년 신경영 메시지도 함께 언급했다.
또한 삼성이 휴대가 간편한 모바일과 태블릿PC을 결합시켜 ‘패블릿’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의 모바일 기기인 갤럭시 노트를 만들며, 세계 모바일시장 1위 기업으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앤드류 테일러 BCG 컨설턴트는 “올해 선정된 과반수 이상의 기업들은 창업 50년이 넘었고, 그 중 12곳은 100년 가까이 된 장수기업들”이라며 “많은 기업들이 장수하며 꾸준한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던 이유는 수십 년간 지속적으로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혁신을 그들의 문화로 성장시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