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건설·증권·조선 등 주식투자자들의 외면을 받던 업종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주목 받고 있다. 그동안 하락폭이 컸던 만큼 반등도 평균을 크게 웃도는 모습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뚜렷한 실적 개선 없이는 장기적으로 주가가 약세를 보일 수 밖에 없어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올해 상반기에만 17% 정도 떨어진 건설지수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주택시장 개선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8·28대책 발표와 가을 이사철 도래, 전·월세 가격 급등 등으로 국내 아파트 매매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주가가 상승세를 탔다.
조선업종은 최근 ‘원화 강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달 말 달러당 1110.0원이던 원·달러 환율은 이달 현재 1075.1원으로 3% 정도 떨어졌다. 원화 가치가 크게 올랐다는 뜻이다. 원화 강세는 조선업체들이 수주하는 선박가격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박무현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국내에서 만드는) 상선은 국산화비율이 80% 이상으로 비용구조가 원화 기준”이라며 “원화 강세는 선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조선사 주가가 오르는데 강력한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화학업체들은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세계 경제가 살아나면서 실적이 크게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국제유가 상승, 계절적 성수기 등으로 업황 개선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밖에 철강업종과 증권업종은 주가상승률이 코스피지수보다 높지는 않았지만 투자심리는 좋아지고 있다. 철강은 원료가격이 안정되고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개선 기대감이 커졌으며 증권주는 코스피지수 상승세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들 업종의 주가 전망이 모두 밝은 것 만은 아니다. 근본적으로 업황이 크게 좋아지지 않는다면 단기 반등에 그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전문가들은 뚜렷한 업황 개선과 더불어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종목을 고르라고 조언한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건설·조선·화학·철강 등의 업종은 그동안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가 최근 반등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업황은 서로 다르다”며 “이들 종목 가운데는 업황은 여전히 침체돼 있는데 저가 매력과 수급 요인으로 만 주가가 오른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실적이 좋아지면서 주가가 장기적으로 상승세를 탈 가능성도 있지만 대부분 단기 반등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며 “가격 매력과 함께 업황 개선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업종에 집중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