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왼쪽)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오른쪽) |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이 금호석화의 정상화 방안을 두고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2개월 만에 만나 관심이 집중됐던 두 사람은 이날도 아무런 대화 없이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박성용 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의 부인 마거릿 클라크 박 여사의 빈소에서 조용히 조문객만 맞았다.
두 사람은 전날에도 오후 8시 부터 빈소를 지켰지만 의례적인 악수만 나눈뒤 한 마디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
박삼구 회장은 이날 오전 6시경 빈소를 찾았고, 박찬구 회장은 오후 2시경 모습을 나타내 형인 박삼구 회장 옆에서 함께 조문객을 맞았지만 이날 역시 각자 조문객들과의 인사만 나눴을 뿐 서로 대화를 주고받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조문객의 발길이 뜸했던 오후에도 두 사람은 각자 휴대폰을 보거나 다른 곳을 응시하는 등 어색한 모습을 이어갔다.
박찬구 회장은 전날 귀가 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정상화를 금호석화가 방해하고 있다는 그룹 반응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그렇게 말해야 마음이 편한가보다”며 불편한 심경을 나타내기도 했다.
앞서 금호석화는 아시아나항공이 보유 중인 금호산업의 기업어음(CP)의 출자전환이 공정거래법상의 상호출자금지에 위반되는 것 아니냐며 검토를 요청해 갈등을 드러냈다.
그러나 공정위는 이에 대해 ‘대물변제’에 해당하기 때문에 공정거래법을 위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놔 금호석화가 이에 반발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이날 저녁까지 빈소에서 조문객들을 맞은 뒤, 내일 오전 8시 발인까지 함께 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빈소에는 고인이 문화예술 분야에서 활동이 활발했던 만큼 관련 분야 인사들이 주로 모습을 보였다.
정치계에서는 한승수 전 국무총리와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김덕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이 빈소를 찾았고, 문화 예술계에서는 연극인인 손숙 전 환경부 장관, 뮤지컬 음악감독 박칼린씨 등도 고인의 넋을 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