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우융캉 |
아주경제 베이징 특파원 조용성 기자 = "페트로차이나(CNPC) 국부유출사건에서 가장 큰 수혜자는 저우(周)씨다." 중국 남방일보의 계열사인 21세기경제보도가 지난 10일 게재한 기사의 제목이다. 최근 들어 중국의 국영석유기업인 페트로차이나의 간부들이 줄줄이 소환당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매체들이 저우융캉(周永康) 전 중국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부패의 핵심임을 시사하는 기사들을 내놓고 있다.
기사에는 저우융캉의 이름이 등장하지 않는다. 부패인사들과 저우융캉의 관계 역시 적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기사들은 저우융캉이 관련돼 있음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중국의 매체들은 모두 국영이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은 쉽게 다루지 않는다. 매체들이 저우(周) 성씨를 가진 인물들이 페트로차이나를 둘러싸고 벌인 부패상을 쓴다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이에 중국 당국이 저우융캉을 비리혐의로 처벌할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또한 측근들의 소환으로 저우융캉의 정치력이 급격히 쇠약해졌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21세기경제보도는 지난 10일 페트로차이나의 자회사인 쓰촨화유(四川華油)집단이 지난 2007년 7억1500만위안의 가치가 있는 칼륨비료광산의 개발채굴권을 300만위안이라는 헐값에 한 합작투자회사에 넘겼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개발권을 넘겨받은 회사의 대주주가 베이징훙한(北京宏漢)투자회사라는 곳이다. 이 회사는 저우링잉(周玲英)이라는 여성이 지분 100%를 갖고 있다. 매체는 또한 저우링잉의 배후에 저우펑(周峰)이라는 인물이 있다고도 전했다.
21세기경제보도는 저우펑과 저우링잉이 어떤 인물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중화권과 홍콩 언론들은 두 사람이 저우융캉의 가족들일 것으로 보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와 관련, 저우링잉이 저우융캉의 고향인 장쑤(江蘇)성 우시(無錫) 출신이라면서 저우잉링이 저우융캉의 동생이라고 보도했다. 저우융캉은 페트로차이나 회장출신으로 이 기업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때문에 자신의 가족들을 내세워 국부를 헐값에 취득케 했다는 게 이번 의혹의 핵심이다.
또한 중국 금융잡지인 ‘차이징’(財經)과 ‘차이신’(財新)은 11일 페트로차이나의 주요 계약을 따냈던 베이징의 한 IT 회사의 지분 변동 사실을 전하면서 ‘저우빈’(周濱)이라는 이름을 거론했다. 기사에 언급된 저우빈이라는 인물은 저우융캉의 아들 저우빈(周斌)과 발음은 같지만 한자가 다르다. 중국에서는 발음이 같지만 한자는 다른 이름을 가명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회사는 저우융캉의 재산 관리인으로 당국의 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우빙(吳兵)이라는 인물이 설립한 회사로 우빙은 평소 저우융캉의 아들과 친밀한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