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당국은 이날 법정에 출두한 한인 이우기(41, 영문명 Woo Yi)씨와 부인 이현주(42, 영문명 Hyun Yi)씨가 한국에서 온 15세 남녀 하숙생을 상대로 ‘아동 성추행(child molestatin)’을 한 협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남편 이 씨는 특히 미성년자에게 술을 마시게 한 혐의도 함께 적용되었으며, 이들 부부의 집에 머물던 6명의 하숙생 가운데 한 명이 자신이 다니는 학교의 교사에게 이러한 사실을 털어 놓으면서 발각되었다.
경찰은 한국에서 온 학생들이 이들 부부에게 생활비와 교육비 명목으로 한 사람 당 매달 1만5000달러씩 지불했다고 밝혔다.
수사과정에서 학생들은 자신들의 학숙집 주인 부부가 6번에 걸쳐 술을 먹였으며, ‘게임’을 하도록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게임에서 진 사람은 옷을 벗고 다른 하숙생의 몸을 만지는 벌칙을 받았다’고 밝혔다.
첫 재판이 열린 이날 법정에서, 이 씨 측의 변호사는 귀넷 카운티 경찰 담당 형사에게 ‘이 씨가 자신의 옷을 벗고 학생들의 몸을 만졌냐’고 물었고, 형사는 ‘아니다. 이 씨는 직접 옷을 벗은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그렇게 하도록 지시한 것’이라고 답했다.
법정에서 학생들의 주장을 뒷받침 할만한 동영상이나 사진은 증거물로 제시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1일 이들이 체포되자 미국 언론은 일제히 이 사건을 보도하며, 특히 이들 부부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벌였던 일명 ‘왕 게임’을 집중 조명하면서 미국 내 한국의 조기유학 실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애틀랜타 지역언론인 애틀랜타저널(AJC)은 피해 학생들의 나이와 한국 국적자란 사실을 공개하고, 지역 경찰을 인용 사건 경위를 자세히 소개했다.
이밖에도 폭스, CBS, ABC, 오거스타 크로니클 등 언론매체들이 앞다퉈 이번 사건을 대대적으로 다뤘다.
WSB 방송은 특히 한국의 치열한 입시경쟁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온 어린 학생들을 ‘낙하산 아이들(parachute kids)’이라고 부르며, 학생들의 비싼 체류비용과 함께 한국 교육환경과 조기 유학의 병폐에 대해 진단했다.
무엇보다 한인 부부가 어린 학생들을 상대로 벌였던 속칭 ‘왕 게임’과 관련, 학교 관계자들은 “그런 일들이 미국 사회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난생 처음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 한인부부의 행각을 다루는 미국 언론에 대한 한인사회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버지니아 페어팩스의 김 모씨는 “2007년도에 버지니아텍에서 조승희 총격사건이 일어났을 때도 그가 한인이었다는 사실을 밝히진 않았다”면서 “이번 사건의 경우 한인부부는 물론 학생들이 한국인이라는 것을 미국 언론이 큼지막하게 드러내 보도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분노했다.
이씨 부부는 현재 보석금이 불허된 가운데 수감되어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