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인재채용 '실험', 구직자들 호평 일색

2013-09-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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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자기 PR대회' 가보니…다양한 PR방식 '눈길'

지난 12일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자기PR대회'에 참가한 지원자들이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지금부터 4분간 저라는 상품을 세일즈해보겠습니다."

검정색 정장 차림에 앳된 얼굴의 한 남성이 떨리는 손으로 스케치북을 한 장 넘긴다. 대학시절 동아리 활동 중 찍은 사진들과 아르바이트 내역, 자신의 신조가 담긴 신문기사 등이 나타난다. 침착한 목소리로 자신에 대해 설명하는 그를 바라보는 면접관들의 시선은 날카롭다.

지난 12일 IBK기업은행은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이색 채용전형을 진행했다. 4분간 자신에 대해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당신을 보여주세요'란 명칭으로 열린 '자기 PR대회'다. 여기서 높은 점수를 받으면 서류전형에서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15일 기업은행에 따르면 이번 '자기 PR대회'에 1700여명이 몰렸다. 자격증이나 인턴, 어학연수 경험 등 소위 '스펙'에서 불리한 지원자들의 호응이 이어진 것이다. 여기서 300명만이 기회를 잡았다.

한 인사담당자는 "어떤 내용을 발표할 것인지 간략하게 써서 제출한 글만으로 300명을 선정했다"며 "입행의지와 진정성을 중심으로 심사했다"고 말했다.

심사는 인사 담당직원 두 명이 지원자 한 명씩 심사하는 방식으로 총 네 개의 방에서 진행됐다. 대기중인 지원자들은 하나같이 노트북이나 스케치북 등을 들고 있었고 간간이 기타나 바이올린 같은 악기를 든 지원자도 눈에 띄었다.

"저에 대한 주변 가족, 친구들의 평판을 담은 영상을 잠시 감상하시겠습니다." 대회 참가 여부를 통보받은 후 참여하기까지 주어진 준비 기간은 겨우 이틀.

짧은 기간 안에 주변인들의 영상을 담아 면접관에게 간접적으로 자신의 장점을 전달하는 지원자가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도 자신에 대한 브로슈어(안내서)를 작성해 온 지원자, 과거 자신이 판매했던 상품을 가져 온 지원자 등 다양한 방식의 자기PR이 눈에 띄었다.

이승은 인사팀장은 "자기PR대회에서 당초 100명 정도를 선정해 서류전형 우대 혜택을 부여할 예정이었으나 예상보다 인재들이 많이 왔다"며 "입행에 대한 간절함, 준비량 등을 감안해 당초 계획보다 혜택을 받는 인원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원자들은 열린채용이란 취지 자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날 면접에 참여한 한 남성 지원자는 "사실 전에 지원했을 때 서류전형에서 탈락했었다"며 "서류 전형에 다시 통과할 자신이 없었는데 나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줬다는 점에서 고마웠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올 하반기 총 220명의 신입행원을 뽑는다. 지난 13일에 끝난 서류 접수 합격자 발표는 10월 8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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