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 도화동 CJ대한통운 중구지점에서 직원들이 택배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 특수기 동안 이 지점이 처리하는 하루 평균 물량은 3만 2000상자, 택배기사 1인당 배송뮬량은 180상자에 달한다. |
아주경제 강규혁 기자 = "요즘 같으면 몸이 열 개가 아니라 백 개라도 모자랄 지경입니다."
그가 맡고 있는 지점은 서울 종로구와 중구에서 택배를 집하·배송하고 있다. 중구와 종로구는 인구 1000만명 서울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지역이다.
실제로 중구와 종로구 인구는 각각 14만807명과 17만3148명으로 인구가 가장 많은 송파구(68만150명)의 5분의 1 수준이다. 두 지역을 더해도 인접한 서대문구(32만4733명)에 못 미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중구지점에서 일하고 있는 택배기사 180명이 지난 11일 배송한 택배화물은 3만2000개를 훌쩍 넘었다.
박 지점장은 "현재 처리되는 물량은 평소보다 20% 넘게 증가한 수치"라며 "택배기사 한 명당 평균 170~180 상자를 배송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올해 추석 물량이 경기침체 여파에도 전년 대비 10%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중구지점에는 매일 오전 7시에 전국에서 택배화물을 가득 실은 대형 트럭들이 줄지어 지점으로 들어선다.
대전·옥천 등 허브터미널에서 밤새 달려온 11t 트럭과 40피트 컨테이너 트럭에는 최소 4000개에서 보통 5000~6000개의 택배상자들이 가득차 있다.
12일 서울 도화동 CJ대한통운 중구지점에서 직원들이 택배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 특수기 동안 이 지점이 처리하는 하루 평균 물량은 3만 2000상자, 택배기사 1인당 배송뮬량은 180상자에 달한다. |
상·하차를 맡은 아르바이트 인력들이 컨베이어 벨트 위로 택배상자를 올리면, 택배기사들은 자신이 맡은 구역의 택배를 선택해 1t 트럭에 싣는다.
박 지점장은 "지난 4일부터 중추절 특별수송기간에 돌입하면서 지점 직원들과 택배기사들 출근이 한 시간가량 앞당겨졌다"며 "우리 지점의 경우 상·하차 아르바이트 인력을 20% 추가로 선발했지만 워낙 물량이 많다 보니 하차·분류·상차 작업에만 3시간 가까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9일부터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주요 물류센터에 하루 평균 80여명의 본사 직원들까지 투입돼 배송업무를 돕고 있지만 전체 물량을 제시간에 처리하는 게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준비를 마치고 지점을 출발하는 시간이 평소보다 늦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배송과 집하를 마치고 복귀하는 시간도 10시를 넘기 일쑤다.
상대적으로 고지대이거나 좁은 골목이 많아 차량 진입이 어려운 종로구 창신동과 평창동 주택가 일대는 기사들이 특히 힘들어하는 지역이다. 지난 11일처럼 비라도 내리면 배송은 더욱 지연될 수밖에 없다.
박 지점장은 "밤을 낮 삼아 고객의 소중한 화물을 신속하게 배송하려고 노력 중이지만 평소보다 배송시간이 더 소요될 수밖에 없다"며 "특별수송기간에는 택배기사들이 밥도 먹지 못하고 하루 16시간 이상 배송하고 있으니 신속하지 않더라도 응원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