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천안함 프로젝트'의 제작자 정지영 감독이 지난 9월 9일 메가박스 상영 중단 사태와 관련한 기자회견 중 생각에 잠겼다.[사진=남궁진웅 기자] |
정지영(66) 감독은 12일 아주경제에 "상영 중이던 영화가 정체를 알 수 없는 단체에 의해 스크린에서 내려온 일은 사상 초유의 일"이라면서 "이와 비슷한 일도 없었다"고 탄식했다.
천안함 프로젝트는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인디스페이스, 서대문구 아트하우스모모, 동작구 아트나인, 강릉독립예술극장, 거제아트시네마, 부산 국도앤가람예술관과 아트씨어터 씨앤씨까지 전국 7개관에서만 상영됐지만 다양성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12일에는 영화공간주안, 광주극장, 부산국도앤가람 등에서 추가로 개봉했다.
정 감독은 "1위인 상황이라 더욱 많은 사람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멀티플렉스 메가박스의 상영 중단 통보는 더욱 안타까운 일"이라면서도 "대중이 천안함 프로젝트를 관람하는 것을 싫어하는 단체 혹은 파워가 이런 상황을 만들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중요한 것은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많은 관객들께 보여드리는 게 저의 임무라고 생각한다"며 공동체 상영 등 여러 방법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의 제작자 정지영 감독이 지난 9월 9일 메가박스 상영 중단 사태와 관련한 기자회견 중 발언하고 있다.[사진=남궁진웅 기자] |
또 "현재 서울 다양성영화관들에서 천안함 프로젝트는 매회 매진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하며 "백승우 감독이 GV(Guest Visit·감독과 관객 간의 대화) 후에 관객들이 하는 얘기에 깜짝 놀랐다고 하더라. 이 영화를 보기 위해 제주도나 춘천 등 다양성영화관이 없는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사람들이 서울에 올라와 다양성영화관을 찾았다는 것은 이 영화를 못 보게 하려는 어떤 힘을 뛰어넘었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못 보게 했던 사람들이 오히려 영화를 보고 싶게 만들었다. 그들의 전략이 실패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애꿎은 메가박스만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애초에 관을 내주지 않은 CJ CGV나 롯데시네마에 비난의 화살을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정 감독은 "CJ CGV나 롯데시네마가 천안함 프로젝트에 대해 상품가치가 없어 상영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현실은 다양성영화 박스오피스 1위다. 2~5위 모두는 해당 멀티플렉스에서 상영하고 있는 작품이다. CGV와 롯데시네마의 상업 논리에 맞추려면 얼른 이 영화를 스크린에 걸어야 하지만 보이지 않는 압력을 메가박스부터 CJ, 롯데가 무서워하고 있다는 것 아니냐"며 "이윤을 추구해야 하는 기업이 돈뭉치를 마다하는 우스운 사회"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메가박스의 관계자는 "실제로 몇몇 지점에 개인 또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나타나 환불 조치를 요구하거나 언성을 높이고 작은 소동을 일으킨 일이 있었다"고 상영 중단에 대해 부분적으로 해명하면서도 단체명에 대해서는 함구한 채 "현재 내부적으로 상영 중단 사태에 대한 입장을 정리 중"이라고 모호한 입장만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