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칠레 군부 쿠데타 40주년

2013-09-08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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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광효 기자=오는 11일은 칠레 현대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날로 많은 사람들이 기억할 것이다. 정확히 40년 전인 1973년 이날 남아메리카 최초로 민주적 선거를 통해 수립된 살바도르 아옌데 사회주의 정권이 군부 쿠데타로 무너졌기 때문이다.

당시 살바도르 아옌데 대통령은 쿠데타 세력에 끝까지 저항하다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이는 칠레 민주주의의 사망을 의미하기도 했다.

군부 쿠데타로 아우구스토 피노체트가 대통령이 된 후 그가 물러난 1990년 3월까지 3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정치적 이유로 살해됐고, 불법감금돼 고문당하고 강제 추방당한 사람도 수천명이나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금까지 밝혀진 것만으로도 미국은 이런 추악한 범죄의 공범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비밀 해제된 미 중앙정보국과 국무부, 국방부 등의 극비문서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1970년 9월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 살바도르 아옌데가 당선된 직후부터 리처드 닉슨 당시 대통령의 지시로 아옌데 정권을 전복하기 위한 공작을 시작했다.

아옌데 정권이 추진했던 정책이 모두 옳았다고 볼 수는 없다. 특히 아옌데 정권의 성급한 국유화 정책이 미국의 경제 보복을 초래해 칠레 경제를 더욱 악화시켰다는 비판도 할 수 있다.

군부 쿠데타를 막지 못한 것 자체가 아옌데 정권이 무능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지적도 가능하다.

하지만 백보를 양보해 이런 비판과 지적이 모두 옳다 하더라도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와 당시 미국이 저지른 죄악이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내란음모·선동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 이석기 의원이 받고 있는 혐의가 사실인지 여부는 앞으로 수사와 재판을 통해 밝혀질 것이고 그 결과 실정법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나면 법에 따라 처벌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석기 의원이 받고 있는 혐의가 모두 사실로 드러나 이석기 의원이 그에 따라 처벌받는다 하더라도 그것이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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