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IT업계의 추격은 전 세계 곳곳에서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월드 모바일 콩그레스(MWC)에서 화웨이, 샤오미, ZTE 등은 대형부스를 운영했다. 이들은 다양한 제품들 선보이며 전 세계 시장에 중국 브랜드의 성장을 과시했다.
이어 이달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가전전시회(IFA)에서도 모바일 기기뿐만 아니라 첨단 가전제품을 선보였다. 한때 모방제품의 대명사였던 중국 브랜드들이 시간이 갈수록 기술격차를 좁혀나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달 휴고 배라 구글 안드로이드 제품 담당 부사장이 샤오미글로벌 부사장으로 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국 업체들의 추격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여느 때와 경계의 목소리가 커진 것은 샤오미가 중국에서 가장 인정받는 모바일 회사이기 때문이다. 중국인들도 자국 브랜드 가운데 샤오미를 첫 손가락으로 꼽는다. 타 브랜드는 저가이미지로 꼽지만 샤오미만은 삼성 갤럭시, 애플 아이폰과 동등한 이미지로 바라본다고 중국인들은 말한다. 레이 준 샤오미 최고경영자(CEO)도 미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다른 중국 기업들과 비교를 거부하며 포춘500 기업 등극을 장담한 바 있다.
IT분야에서 한국은 이미 한 차례 중국으로부터 쓴 맛을 봤다. 한국 게임업체들은 신작을 들고 중국 텐센트를 찾아간다. 중국 진출을 위해서는 현지 업체가 필수조건인 점도 작용하지만 협상테이블은 주도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불과 몇 년 사이에 중국 내 게임시장에서 한국 브랜드의 위상은 역전됐다.
이제 중국은 게임을 넘어 IT 전 분야에서 역전을 노린다. 우리가 IT강국의 역량을 발휘할 때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