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엘(LOEL=Life of Open-mind, Entertainment and Luxury)은 외모를 꾸미기 좋아하고 여가를 즐길 경제적 여유 있는 3050대 남성을 지칭하는 신조어다. 탄탄한 경제력과 여성 못지않은 섬세함으로 자신을 위한 투자에 적극적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불황에도 매년 10%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는 남성 화장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남성화장품 '까쉐'를 론칭했다.
까쉐는 유럽 상류층 남성들의 피부 관리 비법을 담은 것이 특징이다. 국내 기업이 백화점 전용 남성브랜드를 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 측은 이 브랜드를 통해 남성화장품 비중을 기존 7%에서 10%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에스티로더그룹의 남성전문 화장품 브랜드 '랩시리즈'도 국내에서 수년째 성장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3050 남성들을 위한 안티에이징 제품을 출시했는데 한국에서만 론칭 행사를 진행할 정도로 국내 로엘족 공략에 공들이고 있다.
SK-II 역시 지난 2011년 남성전용 라인을 한국에서 최초로 내놨고 '비오템 옴므' 자외선 차단제의 한국 판매량은 70%에 달한다.
패션업계도 로엘족은 새로운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LG패션은 최근 30~40세 남성을 주요 타깃으로 하는 유럽 고급 남성복 브랜드 '알레그리'를 론칭했다. 재킷·트렌치코트·점퍼 등 주요 상품 가격대가 69만~120만원 선으로 고가이지만 최근 합리적인 가격의 고품질 제품을 선호하는 남성들이 증가함에 따라 브랜드를 론칭하게 됐다.
회사 관계자는 "내년까지 백화점 중심으로 매장을 10여개 이상 확대하고 중국 시장에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제일모직도 최근 남성복 브랜드 로가디스 모델로 현빈을 발탁, 3040 남성을 타깃으로 한 '스마트 수트' 홍보에 공격적으로 나섰다. 이 브랜드는 프리미엄 제품인 '로가디스 컬렉션'과 합리적인 가격대의 '로가디스 스트리트'로 나뉘는 데 특히 로가디스 스트리트는 지난해보다 매출이 50% 이상 올랐다.
코오롱인더스트리 FnC가 운영하는 남성 편집숍 '시리즈' 역시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남성 고객 선호도가 높은 고급 시계의 성장세도 눈부시다. 오메가·라도·블랑팡 등 고급 시계브랜드를 보유한 스와치그룹코리아은 전년 대비 40% 이상 매출이 성장했고, 바쉐론콘스탄틴·IWC 등을 보유한 리치몬트코리아의 매출액 역시 23% 늘었다.
시계 업체 관계자는 "고급 시계 매출의 90%이상이 경제적 여력이 있는 35~50대 남성 고객층에서 나온다"며 "과거 불황에는 '남성부터 지갑을 닫는다'는 소리가 있었지만 최근 패션 뷰티 등에 관심이 많은 로엘족이 증가하면서 이같은 선입견도 깨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