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박명'이라고 하는 동트기 전 새벽은 태양고도가 지평선 아래 12~18°에 위치해, 달빛 별빛마저 모두 사라지기 때문에 한 밤중보다 더 어두운 것이다.
종합주가지수는 1800~2000 포인트를 왔다 갔다 하며 지루한 박스권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랐는지 거래량은 이미 실종된 지 오래다.
뱅가드펀드의 청산이 끝나면 주가는 상승할 것이란 기대는 완전히 어긋나 버렸다. 미국 경제지표의 호전은 출구 전략을 재촉하며 국채금리의 급등을 가져왔고, 신흥국에선 급격한 차익실현으로 이어지며 한 차례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중국의 금융부실, 시리아사태, 동남아시아의 경제위기설 등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둡기만 하다. 하지만 서서히 아침은 밝아 오고 있다. 상반기 주식시장에서 10조원을 팔아 치운 외국인들은 어느새 다시 2조원을 사들이고 있다.
미국의 출구전략은 보다 완화된 방법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유럽과 중국의 구매자관리지수(PMI)는 더 이상 세계경제가 나빠지지 않고 회복 단계로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S&P의 한국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도 기대할 만 하다. 언제나 든든한 우군이 되고 있는 연기금의 주식매수 여력도 주목해야 한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중국의 추석과 국경절 등 하반기로 갈수록 기업 실적은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
전문 투자자가 아닌 개인이 주식투자를 통해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우량주를 세일기간 동안 조금씩 조금씩 사 모으면서 잊어버리고 묻어두는 것이다.
IT, 반도체, 자동차(전기차), 화학 등 국제경쟁력이 있는 기업을 분할매수 해야 하는 시점이 왔다. 그리고 그 동안 수익이 저조했던 대형주 못난이 펀드들도 주목해 봐야 한다.
돌이켜 보면 투자자들을 힘들게는 시점이 길면 길수록 주식시장은 큰 선물을 안겨줬다. 달빛도 별빛도 모두 사라지고 암흑 같은 어둠이 내려 앉을 때 태양은 힘차게 솟아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