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민. |
아주경제 베이징 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공산당 기율검사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는 장제민(蔣潔敏)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국자위) 주임이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서기와 유착관계를 맺고 있었다고 21세기경제보가 3일 전했다. 중국 당국이 장관급인 장제민을 조사한데 이어 그와 보시라이의 연관설마저 터져나오면서,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주도하는 정풍운동이 그 위력을 더해가고 있다.
매체는 내부소식통을 인용해 보시라이가 랴오닝(遼寧) 성장으로 재직할 당시 장 주임이 이 지역에 페트로차이나(CNPC·중국석유)의 석유정련 사업을 확장하는 식으로 보시라이의 업적쌓기를 지원했다고 보도했다.
장제민은 지난 3월 국자위 주임을 맡기 전까지 페트로차이나 사장과 회장 등을 지내며 사실상 중국의 석유사업 방향을 좌지우지해온 인물이다. 업계관계자는 "중국 북방의 정유 능력은 이미 심각한 과잉상태에 있으며 원유를 남쪽에서 운송 받는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며 불합리한 투자의 이면에 보시라이와 장제민의 유착이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 매체는 아울러 장제민이 페트로차이나에 근무할 당시 주도한 해외 구매사업, 국내유전과 민간기업의 합작, 거액의 비용 지출 등과 관련해 부패 혐의를 받고 있으며 그에 대한 조사는 3월 말에서 4월 초부터 이미 시작됐다고 전했다.
이로써 그동안 중화권 매체 사이에서 꾸준히 흘러나온 석유계통 출신 정치인파벌을 칭하는 '석유방(石油幇)'과 보시라이의 유착 관계를 중국 당국도 사실상 간접 시인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한 사법처리설이 무성한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는 뜻을 중국 당국이 조심스레 외부에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장제민이 보시라이를 지원한 이면에는 보시라이와 정치적 성향이 비슷한 저우융캉의 지원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에서다.
한편 대만 연합보는 장제민이 2600만 위안(약 46억원) 이상의 뇌물 수수 등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중국 당국이 장제민을 낙마시키는 과정에서 삼십육계 가운데 하나인 ‘조호이산’(調虎離山·산에서 호랑이를 내려오게 해 그 힘을 약화시킨다) 전략을 썼다고도 해석했다. 공산당 지도부가 일찍부터 그를 처벌할 의사가 있었지만 그의 페트로차이나 내부 영향력을 고려해 일단 그를 다소 생소한 조직인 국자위 주임으로 승진 이동시킨 뒤 6개월만에 낙마시켰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