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박준국 미래부 주파수자원관리팀장은 “이번 주파수 경매에서 최종 낙찰 가격은 최저경쟁가격 대비 평균 59%가 올라 지난 2011년 두 배가 오른 것에 비해 결과적으로 과열이 없었다고 할 수 있다”며 “ 50라운드까지 동시오름입찰을 제한해 과열을 막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차후 주파수 경매 과정에서도 동시오름입찰의 라운드 제한과 함께 밀봉입찰을 혼합한 방식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2011년 경매에서는 라운드 제한이 없는 가운데 1.8GHz 20MHz폭을 놓고 SK텔레콤과 KT가 경쟁을 벌이면서 82회차에 낙찰가 9995억원까지 120%가 넘게 올랐다.
이번 평균 낙찰가 상승은 지난 경매에 비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이번 경매는 동시오름입찰과 한 번의 밀봉입찰을 진행하는 유럽의 방식을 차용한 것이 특징이다.
동시오름입찰을 제한해 50라운드에서도 패자가 존재하면서 경매가 끝나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해 밀봉입찰 과정을 도입했다.
오름입찰 없이 밀봉입찰을 하는 경우에는 상황판단이 어렵고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혼합방식으로 진행했다.
이통사들은 비용절감을 위해 동시오름에서는 최소한의 비용으로만 대응하다 밀봉입찰에서 승부수를 던져야 했다.
마지막 날인 30일에만 밴드플랜2의 최고가블록입찰합계금액이 7324억원으로 총 증액의 78%를 차지할 정도로 밀봉입찰은 승패를 가르는 과정이 됐다.
밀봉입찰에서는 LG유플러스가 예상보다 거액을 입찰하면서 소폭의 차이로 석패했다는 관측도 나와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SK텔레콤이 밴드플랜1에서 입찰한 전적이 그대로 밀봉입찰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종반까지는 밴드플랜1에서 가격을 올리고 이후 밴드플랜2에 집중 입찰한 가운데 양 밴드플랜을 모두 지원하면서 타사 사이에서 키를 쥐고 흔든 결과를 낳았다.
이번 경매는 밀봉입찰 뿐 아니라 밴드플랜간 경쟁을 통해 할당방식을 결정한 것도 특징이다.
이같은 할당 방안은 인접대역 갈등 속에 경쟁사들이 KT 인접대역 확보 대응을 위해 이용하지도 않을 주파수에 입찰해야 하는 불합리한 상황을 배제하고 실제 사용할 수 있는 대역에 배팅하면서 견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런 주파수 할당 방식이 등장한 것은 우리나라가 LTE 서비스에서 앞서면서 KT 인접대역이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도 인접대역을 경매에 붙이는 주파수 할당이 이뤄진 적은 있으나 데이터 서비스인 LTE가 본격화되지 않아 주파수 대역폭을 더 늘리면서 데이터 전송 속도를 높일 수 있는 광대역 개념이 적용될 수 없었다.
이처럼 주파수 할당 과정에서 일어난 논란은 광대역이 이슈로 불거지면서 기존 주파수 정책의 한계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광대역을 고려하지 않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서비스에 급급해 20MHz 폭 주파수로만 우선 LTE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KT의 인접대역 할당에 대한 공정성 문제가 불거지는 계기가 됐다.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계획을 세우는 주파수 정책과 할당 방식이 요구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미래부는 주파수를 소폭으로 그때그때 할당하기보다 앞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할당을 진행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주파수 중장기 플랜인 광개토플랜 2.0 계획을 연말까지 마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