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추석이 반갑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

2013-08-29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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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추석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5일간 이어지는 황금연휴인데도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다. 물가는 들썩이는데 주머니 사정은 가벼워지면서 삶이 점점 팍팍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명절 때 가족들끼리 모여 이야기라도 나누는 사람은 복 받은 것이라고 하소연하는 이들도 많다.

글쓴이의 작은아버지는 경기도 성남에서 치킨집을 운영하고 있다.

그에게 명절은 명절이 아니다. 명절 당일 아침식사를 마치면 바로 자리를 뜬다. 치킨집 문을 열기 위해서다. 단돈 몇만원이라도 벌자는 이유에서다.

학교 앞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후배 A군도 다르지 않다.

등록금·집세 등으로 무거워진 부모님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 최근 저녁 시간을 쪼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때문에 이번 추석에 집에 가는 것을 포기했다. 주말에 잠시 다녀오려 해도 엄두가 나질 않는다.

부모님에게는 못내려갈 것 같다고 전화했지만 마음은 편치 않다. 자기 자식 밥이나 잘 챙겨먹는지 걱정할 어머니를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진다.

취업 준비생 B씨도 이번 명절 고향에 내려가지 않기로 했다.

졸업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아직 번듯한 직장에 들어가지 못해 가족들을 볼 면목이 없어서다. 특히 친척 동생이 대기업에 취업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괜한 자격지심까지 생겼다.

대형마트의 주부사원 C씨는 쏟아지는 명절 선물세트 판매에 진이 빠진 모습이다. 평소 작업량의 3배에 달할 정도다.

창고에 잠시 앉아서 주부사원들끼리 모여 하소연하는 것이 그나마 휴식이다. 그것도 잠시, 매장에 물건이 떨어졌다는 소식에 카트에 선물세트를 싣고 바삐 움직인다.

문제는 추석 연휴 기간이다. 연휴에도 마트에 출근해야 하기 때문에 정작 본인 가정의 명절 준비에는 소홀하게 될까봐 걱정이 앞선다.

조금 씁쓸한 이면의 추석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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