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서는 창업 실패해도 경험 있으니 다시 해보라고 한다”

2013-08-27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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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창업 생태계 조성 주역이 말하는 한국형 창조경제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창업 실패에도 불구하고 재도전하는 문화가 한국형 창조경제에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2011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댄 셰흐트만 테크니온대 교수는 27일 신도림동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에서 열린 2013 요즈마 창조경제 포럼에서 실패에 대한 불안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스라엘에서는 실패는 괜찮다고 하고 다시 시작하라, 경험이 될 것이고 다시 실수하지 않을테니 창피해 하지 말라고 한다"며 "이것이 매우 중요한 문화다"라고 말했다.

셰흐트만 교수는 기술 창업 강의를 통해 이스라엘 스타트업 혁명의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창업이 사람들의 관심사가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술 창업가가 타고나야 되기도 하지만 교육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에서는 고교에서 가상 회사를 세워보도록 하고 실제 회사를 세우고 시장조사, 생산까지 해보기도 한다"며 "그런 과정을 통해 창업가가 되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도록 만든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27년 전 창업 강좌를 개설해 1만명에게 개방하고 연간 300~600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성공한 창업가나 전문가들을 초청해 강의한 사례도 소개했다.

그는 "롤모델을 통해 당신들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 애로점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돈은 어떻게 충당했는지 들어보는 것도 중요하다"며 "삼성을 무에서 창조한 호암 리(고 이병철 회장) 등 한국에도 좋은 롤모델이 있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스타트업을 성공시키겠다는 동기가 중요하고 성공을 위해 집중하면 돈은 올 것"이라며 "비전문적인 경영, 시장조사 불충분, 옳지 않은 자금줄, 전문가가 아닌 친구간 파트너링, 자기만 옳다는 독단적인 창업, 설립자간 나쁜 계약 등은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라고 소개했다.

또 "창업하는 데 자신의 자금을 이용하지 말고 다른 돈을 쓰라"며 "실패했을 때 잃는 수가 있으니 아파트를 팔고 친척이나 친구 돈을 쓰는 것은 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이갈 에를리히 요즈마 그룹 회장은 "20년 전 요즈마 그룹이 탄생할 당시에는 소규모 회사가 성공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며 "회사를 운영할 줄도 모르고 마케팅 수단도 모르는 환경에서 정부 수석과학관으로 있으면서 요즈마 펀드를 만들어 매칭펀드를 통해 5년 안에 정부 지분인 40%를 살 수 있도록 하면서 투자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게 되면서 펀드 규모가 커지고 창업 붐을 일으킬 수 있었다"고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이런 것이 벤처 생태계가 성공할 수 있는 기반 환경이 되면서 좋은 펀드들이 들어오고 성장할 수 있었다"며 "1997년부터 2003년까지 6500개의 스타트업 기업이 생겨났고, 이 중 M&A만 500억 달러 규모, 주식 상장 규모가 40억 달러에 이르는 한편, 나스닥에 100곳의 기업이 상장했다"고 밝혔다.

이날 포럼에는 이외에도 이스라엘 와이즈만연구소 부총장이자 기술지주회사인 예다의 모데카이 셰베스 대표, 세계적 나스닥 상장 전문가인 로니 에이나브도 참가했다.

윤종록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도 참석해 추진 중인 창조경제 정책에 대해 설명했다.

윤 차관은 "그동안은 우리나라가 부지런한 손발로 먹고 살았지만 이런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어 머리를 활용하는 창조로 옮겨가야 한다"며 "총과 총알만 가지고는 폭발이 안 일어나고 방아쇠를 당기는 트리거링이 중요한 것처럼 겁없이 방아쇠를 당기는 힘에서 힌트를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든지 활동할 수 있는 사이버 공간에서 모든 물건이 인터넷과 연결되는 시대가 돼 잠재적인 가치가 커진 가운데 창조경제를 통해 모든 생산품을 만질 수 없지만 서비스나 솔루션으로 바꿔버릴 필요가 있다"며 "다른 나라에서 자동차를 만들어 들여와 국내에서 소프트웨어를 탑재하고 자동화하는 서비스나 솔루션으로 바꿔버리는 것이 해야 될 일"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 분석한 최원식 맥킨지코리아 대표는 "한국의 가계 성장은 그동안 집 사서 비싸게 팔고 교육에 투자하는 식으로 작동해왔지만 이런 가계 투자 모델이 붕괴된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며 "창조경제의 궁극 목표는 일자리 창출을 통해 중산층을 복원할 수 있는 먹거리 창출을 위한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등교육 이후 과정에서 도입한 직업교육 프로그램인 마이스터 프로그램을 정착하고 출연연의 기술사업화를 통해 기업들의 연구를 아웃소싱하는 방식 등이 활성화된 독일과 서비스섹터에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싱가포르, 담수화 기술 등 척박한 환경을 혁신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는 이스라엘 등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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