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정부의 무분별한 무상보육정책 부작용 심각"

2013-08-20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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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배상희 기자=보육·유아교육에 대한 정부의 무분별한 지원으로 각종 부작용이 심화되고 있어 관련 정책의 방향을 재설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일 발간된 'KDI 포커스'에서 '보육·유아교육 지원에 관한 9가지 사실과 그 정책적 함의' 보고서를 통해 이와 같이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가 지출한 보육·유아교육 예산은 2009년 4조8000억원에서 2013년 12조3000억원으로 불과 4년만에 2.6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시작된 재정 지원이 이후 정치권에서 경쟁적으로 활용된 탓이다.

현재 한국은 0~5세 아동에게 하루 12시간 무상 보육을 보장하고 있다. 엄마의 취업 여부와 소득계층을 기준으로 지원을 차등화하는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와 달리 정해진 무상 지원 범위도 없다. 이에 우리나라는 0∼2세 영아를 둔 여성의 어린이집 이용률(48.7%)이 취업률(33.2%)보다 높은 유일한 OECD 국가로 꼽히고 있다.

뚜렷한 정책목적 없이 무분별한 재정지원을 한 결과 최근 5년간 어린이집은 연평균 2300여개씩 우후죽순으로 늘어났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모니터링 시스템이 공급 증가를 따라가지 못해 정부의 부실 감독과 서비스 품질관리 미흡이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또 현재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은 성과평가와 재정지원이 연동되지 않아 시장에 진입하기만 하면 공적지원이 보장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이에 아동학대, 부실급식, 회계부정 등의 문제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KDI 윤희숙 연구위원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가격 및 서비스 질과 관련된 정보를 상세하게 제공하는 인프라가 확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보육시간을 부모 수요를 고려해 적절히 축소하고 시설 평가와 재정 지원을 연동시켜야 한다"며 "무상지원이 '방만한 지출'이 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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