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우직지계'로 위기 돌파

2013-08-20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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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신한은행이 올 한해 경영 키워드를 ‘우직지계(迂直之計)’로 정했다. 이는 서진원 신한은행장이 올해를 시작하면서 임직원들에게 ‘우직지계’의 자세를 강조했기 때문이다.


우직지계란 가까운 길이라도 때로는 돌아갈 줄 알아야 한다는 병법의 지혜를 말하는 사자성어다. 우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길이 정도임을 아는, 그만큼 멀리 내다볼 줄 아는 안목을 강조한 것이다.
서 행장이 올 초 이를 강조한 것도 글로벌 불확실성과 국내 경제의 저성장 기조 등 어려운 여건에서 위기를 기회로 삼아 이겨내자는 뜻이다.

이 같은 최고경영자(CEO)의 방침에 따라 신한은행은 올해 전략 목표를 ‘창의와 혁신, 새로운 신한 스탠더드 확립’으로 세웠다. 특히 하반기에는 수익성과 생산성, 고객기반, 건전성의 4대 분야에 전략적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서진원 신한은행장이 지난 16일 경기도 기흥의 연수원에서 신입직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제공=신한은행]

◆ 영업력·조직 운영 등 '업그레이드'

신한은행은 우선 기존의 단순한 외형 및 가격 경쟁보다는 한 단계 ‘진화(進化)’한 영업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그간 관심을 갖지 않았던 틈새 시장을 발굴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는 ‘촘촘한 영업’과 여건에 상관없이 적정한 성과를 지속적으로 거두는 ‘꾸준한 영업’, 그리고 작은 노력으로도 최대 성과를 거둘 수 있는 ‘효과적인 영업’ 3가지 줄기로 나눠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신한은행이 지난해 미래 성장 동력 중 하나로 야심차게 선보인 ‘자산관리(WM)/상업투자은행(CIB)’ 사업모델을 가지고 올해는 구체적인 성과를 구현하는 단계까지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이 모델은 신한금융지주가 시행한 그룹 사업 부문제(신한형 매트릭스)에 따라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 간 협업을 기반으로 출범한 것이다. 신한은행은 상품과 서비스 등 고객에게 제공되는 콘텐츠의 질을 업그레이드하는 한편, 그룹사 간 협업 체제를 보다 강화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비용 절감 차원에서 조직 운영 전반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도 고심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전략적 비용 절감’을 위해 내부 복잡성을 제거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는 등 업무 과정을 개선했다. 채널의 최적화와 일하는 방식에도 변화를 주는 등 생산성을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경영 시스템 및 프로세스 전반의 혁신을 통해 낭비와 비효율적 요인을 제거함으로써 조직의 미래 성장 잠재력을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글로벌 역량 높여 수익 창출

신한은행은 이미 오래 전부터 미래 성장을 위한 핵심 사업 중 하나로 글로벌 사업을 선정하고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홍콩사무소 개설을 시작으로 아시아 지역과 미주, 유럽 등지로 진출해 올해 7월 현재 15개국에 지점과 현지법인, 사무소 등 총 65개의 영업망을 확보한 상태다.

특히 신한은행은 법인지점만 15개로 최다를 기록중인 중국을 비롯해 일본과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에 집중해 영업망을 늘려왔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성과가 불확실한 선진국보다는 성장가능성이 높은 아시아 이머징 국가로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 때문이다.

'아시아 금융 벨트 구축' 이라는 글로벌 중장기 전략을 바탕으로 신한은행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현지 중형은행인 뱅크 메트로 익스프레스은행의 지분을 인수한 바 있으며, 올해 4월 미얀마 양곤에 대표사무소를 개설하기도 했다.

양적 확대와 함께 내실 성장에도 노력한 결과가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2010년 2.9%였던 해외 이익비중은 지난해 약 6.2%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해외 전 영업점이 모두 흑자를 기록하고, 연체율도 0.4% 수준으로 안정적인 건전성을 유지한 덕분이다.

일본과 중국, 베트남과 인도 등 이미 진출한 핵심시장에서는 지속가능한 성장 모멘텀 확보와 현지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차별화된 마케팅 기법과 고객 관리 노하우, 리스크 관리 능력 등 신한이 보유한 핵심역량의 전파를 강화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상품 및 서비스 개발, 현지 인력 양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신한은행은 '따뜻한 금융'을 해외에서도 실천하고 있다. 베트남, 중국, 일본, 캄보디아 등 해외에 학교를 신축하고, 현지 불우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양호한 재무 성과와 지속적인 사회공헌활동 등의 비재무 성과를 높이 평가 받아 '2012 최우수 근로 기업'에 선정됐다. 또 '2012 베트남 투자진출 한국기업 사회책임경영대상' 시상식에서 '베트남 기획투자부 장관상'도 수상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해외점포들의 이익기여비중이 점점 더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2015년까지 은행 전체 수익의 10%를 글로벌 부문에서 달성할 계획”이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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