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커피전문점 "돈되는 것은 뭐든 판다"

2013-08-18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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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전운 기자 = # 서울 도봉구에서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이미영씨(42)는 최근 샌드위치와 도너츠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커피만으로는 도저히 수지타산을 맞추지 못해 사이드 메뉴를 개발한 것이다. 주변에 대형 커피점이 생기고 빵집과 치킨집이 카페형으로 진화하면서 고객도 급감했다.

이씨는 "커피전문점의 영역이 모호해졌고, 불황으로 경영난까지 가중되면서 한 명의 고객이라도 더 잡기 위해 메뉴를 늘렸다"고 말했다.


생존을 위한 커피전문점들의 몸부림이 거세다. 불황과 시장 포화로 벼랑 끝에 내몰렸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자 커피전문점들은 조식 뷔페·베이커리 강화, 식사대용 메뉴 확대 등 사업 영역을 크게 넓히고 있다. 커피전문점이 아닌 복합 푸드서비스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커피전문점들이 이처럼 변해가는 가장 큰 이유는 시장 포화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커피전문점은 지난해 1만5000개를 훌쩍 넘어섰다. 업계 전체 매출이 3조원을 돌파하자 '대한민국은 커피공화국'이라는 말도 나왔다.

베이커리·햄버거 전문점들이 카페형으로 진화한 것까지 포함하면 국내 커피전문점은 3만개를 넘는다. 최근 5년 동안 3배 넘게 증가한 수치다. 급격한 시장 확대는 '포화'라는 부작용을 가져왔고, 급기야 공정거래위원회는 모범거래기준을 제정해 주요 커피전문점의 출점을 제한할 정도다.

이 같은 출점 제한과 불황으로 점포 확장률이 둔화되자 업체들은 신사업을 통한 자구책 마련에 발 벗고 나섰다.

엔제리너스커피는 '아침밥 장사'에까지 손을 댔다. 직장인을 위한 '조식 베이커리 뷔페'가 바로 그것이다. 5000~7000원의 가격으로 베이커리와 과일·커피·우유·음료를 먹을 수 있다.

아직은 일부 매장만 실시하고 있지만 오피스 중심 지역으로 서비스를 넓힐 계획이다. 최근에는 23종의 디저트 메뉴를 개발하며 커피전문점이 아닌 복합 푸드서비스 매장으로 진화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쌀과자 사업에 뛰어들었다. 전국 영농조합과 제휴해 전국 500여개 매장에서 쌀가공 푸드 4종을 판매하고 있다. 출시 이래 총 120만개가 판매됐고 매출도 매년 15% 이상 성장하고 있다.

특이한 것은 스타벅스가 푸드 메뉴를 차별화한 2개의 특화 매장을 운영한다는 점이다. 홈 메이드 타입의 샌드위치와 샐러드·수프·라자냐·크로크 무슈 등 다양한 '음식'을 판매하는 사실상의 레스토랑인 셈이다.

카페베네 역시 커피 이외의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MD개발팀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포화된 시장에 커피 이외의 제품으로 차별화를 내세워 승부수를 던지기 위함이다. 이 팀은 올해 비식품 24종과 식품 6종 등 다양한 상품을 대거 선보였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정부 규제와 소비 침체로 커피전문점들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매출 확대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시도한다면 커피전문점이 아닌 복합 푸드서비스 매장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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