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 고 정몽헌 회장 추모글에 감동

2013-08-13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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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고인 10주기 추모 사보 발간

현대상선이 발간한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 10주기' 추모 특집 사보 표지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1996년 국제금융무역 허브로 떠오르는 홍콩의 중요성을 감안해 사무실 한층을 매입하기 위해 회장님을 모시고 홍콩에서 빌딩 서너 곳을 보러 다닌 적이 있다.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되면 이후 예상되는 시세차익이 얼마나 되는지 말씀드리자 회장님께서는 사무실 매입에 있어 ‘장사치’적인 관점보다는 ‘기업활동의 연속성’에 무게중심을 두어야 한다고 말씀 하셨다.”-유창근 현대상선 사장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 창립 초기에는 경쟁사에 비해 반도체 개발 속도가 더딘 편이었다. 사내에서 조차 ‘자체 개발을 포기하고 외국 기술을 적용하자’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에 정 회장은 ‘기술은 기업의 핵심이며, 그 기술은 사람으로 가능하다’는 경영철학을 고수하며 이에 맞섰다. 정 회장은 ‘우리 기술진을 믿어보자’며 ‘기업이란 자신감이 중요한데 사기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우리 손으로 1M D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현대전자 연구진은 1M D램 개발에 성공하며 정 회장이 보내준 신뢰에 화답했다.”- 김병훈 전 현대로지스틱스 사장
현대그룹 핵심 계열사인 현대상선이 최근 발행한 ‘고(故) 정몽헌 회장 추모 사보’에 실린 추모글 한 대목이다.

현대상선은 매월 발행되는 국문과 영문 사보를 지난 4일 고 정 회장 10주기를 맞아 추모 특집호로 제작해 발행했다. 현대상선 내외부에 다양한 소식들을 전하는 소통의 창구였던 사보에 10주기를 맞아 그룹 계열사 전·현직 대표이사의 추모 글과 임직원들의 추모메시지, 정 회장 어록 등 고인의 발자취와 그를 그리는 임직원들의 절절한 마음을 담았다.

추모의 글을 올린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은 오랫동안 현대상선에서 근무하면서 영업 현장에서 정 회장과 얽힌 인연과 추억을, 김병훈 전 현대로지스틱스 사장은 정 회장과 중·고등학교 동창으로, 친구로서 또는 직장 동료로서 곁에서 지켜봐 온 정 회장의 소탈한 인간적인 면모와 경영인으로서의 경영능력을 하나하나 집어갔다. “장맛비가 내리는 여름날 허름한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잔을 나누던”고인을 그들은 ‘우리들의 영웅’이라고 칭했다.

직원들이 올린 추모 메시지에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최고를 만들어온 현대정신으로 회장님의 꿈을 꼭 실현하겠습니다”, “‘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회장님이 추구하셨던 가치와 정신으로 앞으로도 현대는 현대인의 조직된 힘과 함께 영원히 흘러갈 것입니다”, “회장님께서 뿌려두신 씨앗은 훗날 겨레의 역사에 큰 열매가 될 것입니다” 등 고인을 잇지 않겠다는 그리움의 심정이 담겨있다.

한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직원들로부터 사보를 받고는 한 장 한 장 넘기며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특히 정몽헌 회장의 어록과 임직원들의 추모메시지 편을 보고 한참 동안 눈을 떼지 않았다고 한다.

현대상선 사보 담당 관계자는 “정 회장님과 관련한 임직원들의 수없이 많은 추모메시지와 글을 다 싣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며, “임직원들의 추모의 마음을 잘 전달한 것 같아 다행스럽고 보람된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이번 특집호를 국·영문으로 각각 3500부씩 제작해 본사 및 지점, 해외 법인, 협력사는 물론 대외 공공기관과 학교, 도서관 등에도 배포할 방침이다.

현대그룹은 지난 7월부터 고 정 회장의 10주기를 맞아 추모 사진전과 학술세미나 개최, 경기도 하남시 창우동 선영 참배 등 다양한 추모행사를 이어왔다.

지난 3일에는 현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 38명이 금강산을 방문해 추모행사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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