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설국열차' 스틸컷) |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설국열차의 개봉 첫 주말 스크린수는 1128개로 '트랜스포머3'(1409개), '아이언맨3'(1389개), '은밀하게 위대하게'(1341개), '다크 나이트 라이즈'(1210개), '트랜스포머:패자의 역습'(1154개)에 이어 역대 6위다.
상영 횟수 역시 과하다. 예컨대 13일 설국열차는 1014개의 스크린에서 5213번 상영됐다. 반면 '에픽: 숲속의 전설'의 경우, 스크린 수는 40% 정도의 428개지만 상영횟수는 1304회에 불과하다. 관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시간대를 설국열차에 몰아 주고 나머지 한가한 시간대에 다른 영화들을 배치한다는 얘기다. 보고 싶었던 영화가 아니라 가장 많이 상영하는 영화를 선택하는 경험은 유쾌하지 않다.
당연한 자본주의 생리로 볼 수 있지만 영화 소비자들의 선택권은 좁아질 수밖에 없다. "현재 영화의 수준을 가장 높은 경지로 승화시켰다. 자랑스럽다"(ID 파라미)는 관객도 있지만, "잔혹아동극에 부여한 과도한 상징, 달릴수록 떨어지는 개연성, 잘못 입은 할리우드 외투"(ID dada)라고 말하는 관객도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설국열차 몰아주기' 행태는 더욱 안타깝다.
재미있는 영화는 보라고 떠밀지 않아도 몰린다. 국내 첫 글로벌 프로젝트의 자존심을 흔드는 "마케팅의 승리"라는 일각의 눈초리에서 설국열차가 자유로워지기를 바란다. 할리우드 배우는 감성연기에 서툴다는 선입견을 깨트리는 크리스 에반스와 틸다 스윈튼의 앙상블, 최근의 부진을 씻는 송강호의 호연이 제대로 평가 받기 위해서도 공정한 경쟁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