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은 수요자들이 집을 구하는 시기, 시장 분위기 등을 고려해 분양물량을 내놓기 때문에 통상 휴가철이나 명절 등 연휴에는 분양 일정을 잡지 않는다. 올해의 경우에도 설 연휴가 끝난 3월부터 본격적으로 분양시장이 열렸다.
13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분양물량은 지난 1월 4352가구, 2월 5145가구에 불과했지만 설 연휴가 끝난 3월에는 총 2만여가구가 분양시장에 풀렸다.
부동산 시장에서 겨울은 날씨가 추워 모델하우스 방문객도 없는데다 설 전후로 내 집 마련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들기 때문에 비수기로 꼽힌다. 이는 추석 연휴나 휴가철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휴가철인 이달에는 올들어 가장 많은 3만여가구가 쏟아진다. 이는 올해 추석이 주말을 합쳐 연휴가 5일이나 돼 9월 분양일정을 잡기가 힘들어지면서 건설사들이 일제히 8월 분양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은 대개 금요일에 모델하우스를 열고 1주 후에 청약을 받는다. 2주 후에는 당첨자 발표, 3주 후 계약을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모델하우스 개장을 기준으로 계약까지 약 3주가 걸리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추석 연휴가 3일 밖에 되지 않고 그나마 9월 후반이어서 건설사들이 9월 안에 3주간의 분양 일정을 진행하는데 무리가 없었다. 그러나 올해 추석은 대부분의 모델하우스가 문을 여는 금요일이 겹친데다 연휴를 전후해 9월 안에는 3주일의 여유 기간이 없는 것이다.
한 분양 관계자는 "추석연휴때 모델하우스 문을 열었다가 방문객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면 청약과 계약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건설사들이 일정을 앞당겨 비수기인 8월부터 분양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이달 말에 대형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알짜 분양 물량이 쏟아진다. 전국적으로 3만686가구가 분양 시장에 나온다.
삼성물산은 8월 자체사업으로 경기도 용인과 부천에서 각각 '래미안 수지 이스트파크'와 '래미안 부천 중동'을 분양할 예정이다. 래미안 수지 이스트파크는 지하 3층~지상 20층, 총 845가구(전용 84~118㎡) 규모다. 래미안 부천 중동은 부천시에서 래미안 브랜드로 분양되는 첫 아파트로 지하 2층~지상 27층 7개동, 616가구(전용 59~84㎡)로 구성된다.
서울의 첫 시범 뉴타운으로 관심을 모았던 왕십리뉴타운의 1구역을 재개발한 '텐즈힐'도 이달 말 일반분양을 시작한다.
현대산업개발, 삼성물산, GS건설, 대림산업 등 4개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 시공하는 텐즈힐은 최고 지상 25층 21개동, 총 1702가구(전용 59~148㎡)로 조성된다. 이 가운데 607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왕십리뉴타운은 사업면적 33만7000㎡, 총가구수 5000여가구 규모로 뉴타운사업 완료시 1만4000여명의 인구를 수용하는 매머드급 뉴타운으로 완성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