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언론, 또 다시 외신 잘못 보도 '망신살'

2013-08-09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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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닷컴의 WP 인수는 마우스 실수" 풍자글 진지하게 보도해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중국 신화(新華)통신 및 인민일보 등 관영언론이 외신의 풍자글을 또 다시 진지하게 보도해 망신을 사고 있다.

영국 BBC는 "아마존닷컴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베조스가 마우스를 잘못 눌러 워싱턴포스트(WP)를 인수했다는 뉴욕 주간지 '뉴요커'의 풍자글을 마치 사실인 것 처럼 보도했다"며 "베조스의 WP 인수의 충격으로 신화통신이 판단력을 상실한 것 같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심지어 신화통신의 오보를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등 중국의 다른 언론들이 줄줄이 인용보도 하면서 중국 관영매체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했다.

미국 온라인 쇼핑몰이 아마존닷컴의 창업주가 2억5000만 달러에 미국 유력일간지 WP를 인수하면서 업계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뉴요커는 인터뷰 형식의 풍자칼럼을 실었다. 마치 베조스가 실제로 "WP 인수는 순전히 실수였다, 마우스를 잘못 눌렀을 뿐이다"라며 "이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사에서 2억5000만 달러 청구서가 날라왔고 환불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한 것처럼 표현한 것에 신화통신이 완전히 속아 넘어간 것이다.

아울러 중국 관영매체의 이같은 실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인민일보 인터넷판인 인민망에서 풍자전문매체로 유명한 '디 어니언'이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올해 최고의 섹시가이'로 선정한 내용을 그대로 전한 바 있다. 또한 지난 6일에는 신화통신 등이 자사 홈페이지에 포르노 사이트 사진 수십장을 '사형집행장면'으로 잘못 올려 물의를 빚기도 했다.

한편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베조스의 WP 인수에 대해 도널드 그레이엄 WP 회장은 "매각을 결정한 이후 친구이자 단기이익에만 급급하지 않는 베조스를 후보로 찍고 인수를 제안했다"면서 "사실 4월까지만 해도 시큰둥했던 베조스가 7월 들어 인수에 관심을 보였고 경영상황이 심각하다는 사실을 안 뒤에도 인수의향을 보였다"고 인수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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