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리쥔 재판모습. /CCTV 캡쳐 |
아주경제 베이징 특파원 조용성 기자 = 지난해 징역 15년형을 언도받고 수감중인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重慶)시 공안국장이 과거 상사였던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서기가 곧 재판을 받을 것이라는 소식에 무척 기뻐하면서도 복잡다단한 감정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의 명보는 최근 왕리쥔을 면회했던 그의 가족들의 발언을 들었다는 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베이징 근교의 친청(秦城)감옥에 수감중인 왕리쥔이 보시라이 재판 소식에 흥분하면서도 감개무량한 반응을 보였다"고 7일 보도했다. 이달초 왕리쥔을 접견했다는 그의 가족들은 "왕리쥔은 오랜기간동안 보시라이 재판을 기다려왔으며 매번 가족들이 면회할 때마다 그와 관련된 소식을 물어봤었다"면서 "왕리쥔은 재판 소식에 기뻐했지만 흥분하기도 했고, 복잡다단한 감정에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왕리쥔은 국가가 보시라이 재판을 공정하게 진행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왕리쥔은 지난해 9월24일 청두(成都)시 중급인민법원에서 직무유기, 반역도주, 직권남용, 뇌물수수 등 4가지 죄명으로 15년형을 받고 현재는 베이징 근교에서 수감중이다. 지난달 왕리쥔이 수감중 돌연 반신불수의 신세가 됐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지만, 가족들은 왕리쥔의 건강이 현재 무척 좋다고 전했다. 가족들은 "낙천적인 성격의 왕리쥔은 환경에 잘 적응하고 있으며, 감옥안에서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탓에 심신이 건강한 상태로 겉보기에도 과거보다 젊어졌다"면서 "감옥안에서 운동도 하고, 노래도 부르며, 서예연습도 하는 한편 감방동료들과의 관계도 좋은 편"이라고 근황을 설명했다.
워커홀릭으로 소문난 왕리쥔에 대해 그의 가족들은 “과거 일이 바쁠때면 몇달동안 그의 얼굴 한번 못보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최소한 한달에 한번은 만날수 있다"고 자조섞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왕리쥔의 가족들은 “보시라이가 15년형을 받을 것이라는 소문이 있는데, 그는 무기징역에 처해질 것”이라고 그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명보는 "왕리쥔이 2009년 충칭에서 벌인 조폭과의 전쟁에서 인권탄압과 고문등이 발생했으며 이 과정에서 억울한 시민들도 많이 생겨났다"면서도 "그가 행한 치안정책들은 상당한 성과를 냈고 이로 인해 아직도 그를 그리워하는 충칭시민들이 많다"고도 평가했다.
왕리쥔 재판모습. /CCTV 캡쳐화면 |
한편 왕리쥔은 보시라이가 충칭시 당서기로 재직 당시 공안국장 신분으로 ‘범죄와의 전쟁’을 이끈 인물이다. 충칭시 검찰총장 격이던 원창(文强) 전 사법국장과 충칭시 경찰조직 2인자 펑창젠(彭長健) 공안국 부국장 등 조폭을 감싸던 비리 공무원들을 줄줄이 구속하며 유명세를 탔다. 이후 구카이라이(谷開來)의 영국인 살인사건을 두고 보시라이와 반목했으며, 지난해 2월 청두 미국영사관으로 들어가 망명을 신청했다가 망명의사를 철회하고 스스로 걸어나와 국가안전부에 신병이 인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