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최근 금융감독원에 ‘적자·저생산 점포 정리계획’을 제출했다.
하나은행은 적자와 성장 정체에 직면한 점포 25개를 폐쇄키로 했다. 3개 점포는 지점에서 출장소로 규모를 줄일 계획이다. 농협은행은 4개 점포를 폐쇄해 옮기고 1개는 아예 없애기로 했다. 8개 점포는 연말 결산 결과에 따른 조건부 폐쇄 방침을 정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적자를 낸 51개 점포 가운데 최근 3년 내 신설한 곳을 제외하고 11개 점포를 통폐합하거나 재배치할 방침이다. 외환은행은 적자점포 3개와 저효율점포 5개 등 9개 점포를 통폐합한다. 국민은행은 12개 점포, 우리은행은 8개 점포를 정리하겠다고 금감원에 보고했다.
한국씨티은행은 상반기에 15개 점포를 없앤 데 이어 하반기에 5개 점포를 추가로 폐쇄한다. 신한은행은 상반기에 14개 점포를 없앴다.
은행들의 잇따른 지점 폐쇄는 경기침체로 수익성이 악화된 탓이다. 지난 2분기 국내 은행의 순이익은 1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조1000억원보다 48%가량 쪼그라들었다.
KB·신한·우리·하나 등 4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순이익은 2조5262억원으로, 지난해 5조1179억원에 비해 반토막났다.
이에 일부에서는 인력 구조조정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은행 비용의 대부분은 인건비로 지점 폐쇄에 따른 비용 절감으로 수익성을 개선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은행들은 점포 폐쇄와 인력 구조조정은 별개라고 선을 긋고 있다. 은행들은 이러한 우려에 폐쇄되는 점포 인력 대부분은 다른 지점이나 본점 지원 부서로 배치할 계획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결국 연말 인사를 앞두고 하반기 중 대규모 희망퇴직을 받거나 신규인력 채용을 줄일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