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신화사> |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금값이 3년래 최저수준으로 폭락해도 신흥국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은 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달 카자흐스탄·아제바이잔 등 신흥국들이 막대한 금을 사들었다.
우크라이나 중앙은행은 지난달 8만 트로이온스의 금을 추가 매입해 총 130만 온스의 금을 보유하게 됐다. 아제르바이잔 중앙은행도 6개월 연속 금을 사들이고 있다. 6개월간 지난해 12월에만해도 금이 거의 없었으나 현재 25만 온스를 가지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지난달 4만5000 온스의 금을 추가해 420만 온스로 늘렸다. 러시아는 지난해 금 보유량의 10%를 늘렸고 지난달에는 9000 온스를 추가했다.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러시아는 현재 3200만 온스의 금을 소유해 세계 금 보유국 7위를 기록하고 있다.
재정위기를 맞고 있는 그리스 중앙은행도 지난달 1000온스를 추가해 360만 온스를 보유하게 됐다. 키르기스스탄, 벨라루스 중앙은행도 금을 매입해 금값 하락을 저지하는데 일조했다.
이들 중앙은행들은 부채 위기로 달러·유로 등 외환 보유에 대한 압박이 커지면서 금을 보유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저널은 설명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금값이 급락하면서 저렴하게 금을 보유할 수 있는 기회를 잡으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각국 중앙은행이 금값 하락을 금 매수의 기회로 여기면서 지속적인 금 매입을 통해 금값을 떠받치고 있는 것이다.
마이크 루이스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는 “중앙은행들이 금 매입을 이어가면서 금값의 가파른 하락을 막을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금 보유량을 줄이는 중앙은행들도 있다.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은 2만5000 온스의 금을 팔아치웠다. 다만 분데스방크는 총 1090만 온스의 금을 보유했기 때문에 내다판 금은 미미한 양이다.
괴테말라도 지난해 7월 금을 팔은데 이어 지난달 7400온스를 매도하면서 현재 금 보유량은 21만4300온스에 그쳤다. 멕시코와 남아프리카의 수리남도 금을 내다팔고 있다. 지난 2년간 금 보유량을 네배 가량 늘렸던 터키도 지난달 12만 온스를 팔아치워 현재 1420만 온스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