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정태수 전 한보 회장 1000억원대 땅 소송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서울시가 정태수(90) 전 한보그룹 회장과 송파구 장지동의 1000억원대 땅을 둘러싸고 벌인 소송에서 이겼다.

이와 관련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부장 장준현)는 정 전 회장이 서울시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했다고 24일 밝혔다.

서울시는 1999년 장지동 일대 폐기물처리시설을 짓기로 하고 정 전 회장 소유의 토지 3만2289㎡를 85억여원에 수용했다.

그러나 2006년 장지동 일원이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되면서 공사는 10년 가량 늦춰졌다. 이때 수용토지를 10년 내 용도대로 이용하지 않으면 원주민에게 되팔아야 하는 법규에 근거, 2011년 4월 환매권이 정 전 회장에게 부여됐다.

당시 서울시가 되파는 환매권 가격은 199억여원으로 책정됐다. 신도시 개발 등 호재로 수용가격의 2배가 넘게 뛴 것이다. 이 부지의 시가는 1000억여원에 달했다.

이후 서울시는 2011년 10월 정 전 회장이 환매 공고일로부터 6개월이 지나 환매권을 행사하지 못했다며 환매권을 압류, 이에 반발한 정 전 회장은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폐기물 처리시설 건설 과정에 중대한 하자가 없었다"며 "정 전 회장은 환매대금의 선지급 없이 청구서만 제출한 채 환매 대금을 지불하지 않아 땅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