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보유자산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한 상장사는 전년 대비 50% 정도 급증했다. 즉 증시 침체로 자금조달 시장이 얼어붙고, 경영환경이 어려워지자 기업들이 자산을 팔아 현금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소·중견기업을 비롯해 대기업까지 유동성을 확보에 나서면서 보유재산 매각은 물론 종속회사의 지분 및 계열사 매각까지 다양하다. 경기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여겨지지만, 결국 기업의 자산가치를 훼손하는 행위하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3일까지 유형자산을 처분하겠다고 공시한 상장사는 유가증권시장 14개, 코스닥시장 11개를 합해 총 25개사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7개(유가증권시장 8개, 코스닥시장 9개) 기업보다 47.06%가 증가한 수치다. <관련기사 16면>
매각 금액으로 살펴보면 올해 6526억원으로 전년 동기 5311억원보다 22.85% 늘었다. 자산 매각을 결정한 상장사들은 재무구조 개선, 현금 유동성 확보, 신규사업 자금조달 등을 이유로 꼽는다.
아울러 상당수 기업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출자지분도 잇따라 내다 팔고 있다. 연초 이후 '타법인 주식 및 출자지분 처분'을 결정한 상장사는 유가증권시장 42개, 코스닥시장 26개 등 총 68곳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때(55곳)보다 23.63% 증가했다. 올해 상장사들이 지분을 팔아 확보한 유동성은 총 3조8860억원 규모다.
금액으로 살펴보면 작년(15조2244억원)이 많았지만,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존속회사)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및 에스엘시디 주식회사(소멸회사) 간 합병에 따라 소멸된 주식(11조98000억원)을 고려하면 3조2440억원 수준이며, 올해 20%가량 늘어난 것으로 기업들의 자산 매각이 활발했던 셈이다.
전문가들은 증가된 현금성 자산이 기업 재무구조 건전성 제고와 자사주 매입 여력 확대 등으로 주가에 긍정적일 수 있으나, 과도한 현금 축적은 기업 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현금성 자산 보유로 인해 발생하는 장단점을 모두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