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시중은행과 일부 지방은행 등 모두 15개 은행의 2분기 퇴직연금 수익률을 살펴본 결과 확정급여형(DB) 원리금보장상품의 수익률이 1%를 넘는 곳은 제주은행이 유일했다.
1분기에 퇴직연금 수익률이 1%를 넘는 은행이 모두 8개였던 데 비하면 현저하게 감소한 것이다. 수익률이 오른 곳은 전 분기 대비 0.09%포인트 오른 수협은행(0.98%)밖에 없었다.
이밖에 1분기와 수익률이 동일한 우리은행(0.97%)과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0.92%) 두 곳을 제외하면 나머지 12개 은행의 수익률은 모조리 하락했다.
전분기 대비 수익률이 가장 많이 하락한 곳은 부산은행으로 1.06%이던 수익률은 2분기 현재 0.96%를 기록하고 있다. 0.10%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산업은행(0.92%)과 농협은행(0.96%), 국민은행(0.96%)도 전분기와 견줘 각각 0.09%포인트와 0.04%포인트, 0.06%포인트 하락했다.
이처럼 퇴직연금 수익률이 하락한 것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진 탓이다.
현재 퇴직연금 가운데 93% 가량이 예·적금 등 원리금 보장상품에 몰려있다. 이 때문에 금리가 낮아지면 수익률도 자동적으로 하락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2분기 기준 15개 은행의 DB형 원리금보장상품 적립금은 총 22조642억원이다. 반면 비원리금보장상품의 적립금 합계는 2867억원으로 원리금보장상품에 한참 못 미치는 실적이다. 근로자들이 대부분 안전한 투자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증시불안 등도 요인으로 보고 있으나 퇴직연금 내에 펀드 등 주식시장의 영향을 받은 상품의 비중은 크지 않다. 따라서 가장 큰 요인은 저금리로 꼽힌다.
DB형은 사용자가 책임과 권한을 갖고 적립금을 운용한다. 따라서 운용실적이 나쁘면 회사가 추가로 이를 부담해야 하므로 기업체의 입장에서도 타격을 입는 셈이다.
문제는 금리 인상 시기가 내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익률 상승 국면을 기대하기란 당분간 어렵다는 점이다. 지난해 연간 수익률은 4%대였으나 이 같은 하락세가 이어질 경우 수익률은 3%대로 떨어질 것이 불가피하다.
이새롬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금리 수준에 따라 연동되는 원리금 보장형에 퇴직연금이 치우쳐 있다보니 수익률 상승이 쉽지 않다"면서 "금리가 오른다 하더라도 물가상승률을 상회하는 수익률을 내기에는 당분간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