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혁명성지인 시바이포를 방문한 시진핑 국가주석이 현지 주민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중국=신화사] |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지난 11일 이틀간 방문한 공산당 혁명성지 허베이(河北)성 핑산(平山)현 시바이포(西栢坡)에서 마오쩌둥(毛澤東)의 '시바이포 6개원칙'을 거듭 강조해 이목이 집중됐다.
소위 시바이포 6개원칙은 ▲생일잔치를 하지말라 ▲선물을 보내지 말라 ▲건배는 최대한 적게 ▲박수를 많이 치지 말라 ▲사람이름을 본 따 지명을 짓지 말라 ▲중국인 동지를 마르크스나 레닌 반열에 두지 말라는 내용으로 신지도부가 강조하는 정풍운동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어 주목된다고 신화왕(新華網)이 13일 보도했다.
시 주석은 시바이포 기념관에 걸린 6개 원칙이 적힌 현판을 보며 "생일잔치를 금지한 것은 이미 잘 이뤄지고 있고 선물에 대한 부분은 여전히 문제가 많다"며 "건배를 최소화하라는 원칙은 정부자금으로 관료들의 접대 행위를 금지시키면서 어느 정도 이뤘지만 지속여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1949년 마오쩌둥이 강조한 '양개무필(兩個務必)', 즉 공산당 간부의 기본의무인 '겸허함'과 '근면함'을 언급해 공산당 간부들의 업무태도 개선을 촉구했다. 이에 따라 시바이포 원칙 강조와 더불어 이 같은 시 주석의 발언이 정풍운동이 기득권층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인지하고 이를 피하기 위한 정치적 행보라는 분석도 나왔다.
실제로 시 주석이 취임 후 관료주의와 형식주의 타파, 사치근절, 부정부패척결 등 정풍운동을 주도하면서 원로층을 중심으로 반발의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이에 그는 자신이 직접 솔선수범해 경호나 의전을 크게 줄이고 정치국 회의 등 공개석상에서 기강확립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등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 시점에 그가 마오쩌둥의 혁명성지를 방문, 공산당원들이 지켜야할 기본 원칙과 의무를 강조함으로써 정풍운동에 더이상 저항하지 못하도록 공산당 내부에 경종을 울렸다는 것이다. 또한 시 주석의 정풍운동이 앞으로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사실도 시사했다.
시바이포는 건국 이전 마오쩌둥이 이끌던 공산당 총지휘부가 위치했던 곳으로 역대 중국 지도자들이 권력의 정통성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취임 이후 한번씩은 방문해왔다. 앞서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도 2002년 공산당 총서기 취임 후 첫 시찰지로 이곳을 선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