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회장은 이날 서울 명동 KB금융 본점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돌이켜 보면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라며 “그룹의 지속성장 기반을 위한 사업 다각화 노력이 결실을 맺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경영지표 면에서는 여전히 개선해야 할 점들이 많이 남아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어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해 이사회의 반대로 물거품 된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 문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KB금융은 비은행 계열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ING생명 한국법인을 인수할 계획이었으나 협상 막판 이사회의 강한 반대에 부딪쳐 인수가 무산됐다.
어 회장은 재임 기간 일궈낸 다양한 성과를 언급하며 모든 공을 임직원들에게 돌렸다.
그는 “비록 욕심만큼 이루진 못했어도 여러분들이 노력한 결과, 그룹 경영 최우선 가치로 고객을 먼저 생각하게 됐고 그룹 차원의 리스크관리 역량도 한층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대과 없이 회장직을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전국 영업점에서 고객들에게 정성을 다하고 있는 일선 직원부터 경영진에 이르기까지 한 분, 한 분이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해 준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차기 회장 선임 경쟁에서 밀려난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과 차기 국민은행장 후보로 떠오른 최기의 국민카드 사장을 거명해 눈길을 끌었다.
어 회장은 “이제 KB의 브랜드 파워는 금융기관 중 최고가 됐다”며 “이 모든 것이 민병덕 행장이나 최기의 사장 등 자회사 임직원 모두가 함께 이뤄낸 업적”이라고 평가했다.
어 회장은 상월선사가 임종 당시 언급한 노자의 말을 인용해 ‘영원한 KB맨’을 자처하기도 했다.
그는 “상월선사가 임종 때 언급한 ‘달이 진다고 하늘을 떠나지는 않는다’라는 노자의 말처럼 지금은 여러분과 헤어지지만 마음만은 늘 곁에서 KB금융을 응원하겠다”며 “앞으로 영원한 KB맨이라고 외치고 다니겠다”고 전했다.